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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손병목 (2005-02-07 06:19:55, Hit : 8154, Vote : 10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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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bject  
   심리학의 즐거움
지난 주에 우연히 서점에 나갔다가 빈 손으로 오기가 뭣하여 두리번거리는데, 카운터 앞 잘 보이는 곳에 이 책이 놓여 있었습니다. 늘 관심의 대상이었으나 쉽게 범접하기 힘든 것이 <심리학>이었는데, 무척 쉽게 설명해놓은 것 같았습니다. 번역서인데도 원저에 대한 정보가 표시되어 있지 않아 그것이 좀 꺼림칙하긴 했지만요.


   제   목 : 심리학의 즐거움 - 1
   엮은이 : 크리스 라반
   펴낸곳 : 휘닉스 (초판 출간일 2004.10.20 |2005.1.5일刊 초판 4쇄를 읽음) ₩10,000

처음 느낌대로 이 책은 심리학을 매우 쉽게 설명하고 있습니다. 심리학의 이론과 사상을 정말 부담없이 접할 수 있도록 실생활의 인간관계와 연관지어 설명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 시도가 심리학의 '즐거움'에 이르도록 하지는 못하는 것 같습니다. 문제는 심리학의 여러 측면을 '너무 쉽게' 설명하려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그 깊이가 너무 얕아 수박 겉핥기 축에도 끼지 못하고 '수박 멀리서 바라보기' 정도에 지나지 않았나 싶습니다. 한 마디로 쉽지만 전혀 감동적이지 않은 책입니다. 감동적이라는 말은 심금을 울린다는 의미도 있겠지만 여기서는 '지적인 감동'을 말합니다. 심적인 감동이든 지적인 감동이든, 이러한 감동이 없는 경우 머릿속에 남아 나중에라도 유용하게 쓰일 가능성이 거의 없습니다. 말이 길어졌는데, 요컨데 돈 주고 사서 보기에 '아깝다'는 말입니다.^^;

그렇다고 그냥 이대로 책을 덮어버리면 더 본전 생각 날 것 같아, 기억해둘 만한 내용들을 정리합니다.

심리학의 기원과 정의
'인간의 마음'을 이론적으로 추구하기 시작한 사람은 고대 그리스의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였다. 아리스토텔레스가 <영혼론>이라는 책에서 '감각','기억과 상기','수면과 각성','꿈' 등 현대 심리학에서 다루고 있는 주제를 언급하고 있는데, 약 2400년 전의 일이다. 근대에 와서는 프랑스의 데카르트가 인간의 마음에 대해 그의 생각을 피력했는데, 인간은 태어날 때부터 관념을 가지고 태어난다고 생각했다. 이것이 소위 생득관념이다. 반면 영국의 로크는 인간이 태어날 때의 마음은 백지상태와 같으며 그 후 여러 가지의 경험에 의해 관념이 기입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심리학을 '과학' 차원으로 끌어올린 사람은 독일의 철학자이자 심리학자였던 '분트'이다. 분트는 '마음의 구조'를 실험에 의하여 객관적으로 분석하려고 시도했다. 안락의자에 몸을 파묻고 사색에 빠지는 소위 '공론적인' 심리학에서 탈피한 것이다. 이 때부터 심리학은 마음을 눈으로 볼 수 있는 상태, 즉 인간의 '행동'을 연구 대상으로 삼았다. 따라서 심리학은 눈에 보이는 행동과 그 행동에 의하여 추론되는 심적 활동을 과학적으로 연구하는 학문이라 할 수 있다.

아베롱의 야생아
1799년 7월 프랑스 남부지방의 아베롱과 타르느 접경 지역에서 열두 살 가량의 소년이 발견되었다. '빅터'라고 이름한 이 소년를 이타르라는 젊은 의사가 양육을 맡았다. 이타르의 보고에 의하면, 빅터는 표정이 전혀 없었으며 말도 하지 못했다고 한다. 향기로운 냄새나 악취에도 반응이 없었으나 호두같은 식물에는 민감하게 반응했다. 높은 곳에 둔 먹을 것을 의자를 이용해 손에 넣으려는 지혜도 없었다. 오로지 인간의 감시망을 피해 도망가려는 생각밖에 없었다. 그러나 빅터의 지능이 덜 발달된 것이 아니라 자기 자신에게 꼭 필요한 환경에 대해서만 지능이 발달된다고 이 보고서는 적고 있다. 따라서 인간의 발달은 반드시 정해진 방향이 아니라 환경에 따라서 전혀 다른 방향으로도 발달할 수 있다는 것이다. 옷을 입거나 화장실에서 배설을 하는 기본적인 생활습관 또한 일정 연령이 되면 자연스럽게 가능해지는 것이 아니라 자라는 환경에서 배운다.

톰킨스의 가설(안면 피드백 가설)
얼굴 표정의 패턴이 정동(情動, 생리적인 변화를 동반한 일시적인 강한 감정의 상태)을 일으킨다는 가설로 톰킨스가 주장했다. 톰킨스는 두 집단의 사람들에게 다음과 같은 실험을 했다. 한 조에는 펜을 치아로만(입술은 닿지 않게) 물게 하고, 다른 한 조에는 펜을 입술로만(치아를 사용하지 않고) 물게 했다. 그리고 모두에게 만화를 읽게 했다. 그 결과 1조의 사람들이 만화를 좀 더 재미있게 평가했다고 한다. 펜을 치아로만 물었을 때는 사람의 표정이 마치 웃는 것과 유사한 표정인데 반해, 입술로만 펜을 물었을 때는 좀 불쾌할 때의 표정 패턴과 유사하다. 따라서 톰킨스는, 웃는 얼굴의 표정 패턴은 즐거운 기분을, 불쾌한 얼굴의 표정 패턴은 불쾌한 기분을 일으킨다고 생각했다.

기분 일치 효과
기분이 '좋은 느낌'의 상태가 되면 '좋은 느낌'의 원인과는 별개의 것에도 '좋은 느낌'이 파급되는 경향.

인생은 즐거운 기억으로 채색된다
인간은 불가사의하게 만들어져서, 슬픔이나 공포와 같은 불쾌한 감성 자체는 시간과 함께 약해진다. 이와 달리 기쁨이나 행복감 같은 쾌의 감정은 시간이 지나도 그다지 약해지지 않는다. 따라서 전체적으로 볼 때, 시간이 흐르면 흐를수록, 즐거운 기억의 에피소드를 마음 속에 많이 남기게 된다. 실험 결과 어린 시절의 기억을 감정별로 나누어 보면, '즐거운 기억 : 괴로운 기억 : 둘 다 해당되지 않는 기억'의 비율이 '5 : 3 : 2'로 나타났다.

전이(轉移)
처음 보는데도 왠지 좋다는 느낌이 있을 때가 있다. 처음 만난 사람이라도 우연히 그 사람이 자신의 부모님, 친구, 연인 등 자신에게 소중한 사람과 닮았다면 우리는 무의식 중에 소중한 사람에 대해 품고 있던 감정을 처음 만난 사람에게도 '투영'하게 되는데, 이를 전이라고 한다. 물론 '처음 보는데도 어쩐지 마음에 안 든다'는 경우도 마찬가지다.

단순접촉효과
어떤 상품의 로고나 패키지, 상품명 등을 단지 몇 번 봤거나 들었다는 것만으로도 우리는 호감을 가진다. 이것은 처음 보는 것에 비해 이전에 한 번이라도 본 적이 있는 것이 머리 속에 '유연하게 주입'되기 때문이다. 이것을 단순접촉효과라고 한다. '유연하게 주입되는 느낌' 그것이 우리에게는 '좋은 느낌'이며, 이를 우리는 좋아한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대인 관계와 관련된 개념들
오리나 기러기 등의 새끼는 태어나서 처음 보는 움직이는 물체를 뒤쫓는다. 이 현상을 '각인(imprinting)'이라고 한다. 오리 새끼가 알에서 깨어나자마자 사람을 본다면? 새끼는 어미오리 대신 최초로 본 사람을 늘 뒤쫓게 된다. 이렇게 자란 오리는 심지어 어미로 성장해서는 사람에게 구애행동을 한다.
인간의 경우, 이 정도는 아니지만, 어릴 적의 모자관계가 그 후의 대인관계에 여러가지 영향을 끼친다. 패턴화된 대인관계가 어떻게 형성되는가에 대해, 심리학에서는 유소년기의 모자관계로 다양하게 설명한다(이런 학설을 '유아기결정론'이라고 한다).
'애착'이란, 아동정신의학자 볼비(John Bowlby)가 제창한 것으로, 친자관계, 특히 모친과 갓난아기 사이에 형성되는 정신적 유대를 말한다. 갓난아기는 어머니의 따스한 보살핌을 받으면서 비로소 애착을 이해한다. 사랑을 듬뿍 받아 어머니를 신뢰할 수 있는 경험이 생기면, 그로부터 대인관계의 기초가 확실하게 만들어진다.
대인관계에서 전이나 애착의 형성은 어느 것이나 '유소년기의 친자관계'라는 점이 포인트이다.

친구 선택
'비슷한 취미를 통해 친해진다'는 것은 '유사성-매력가설'로 설명된다. 자신과 태도가 비슷한 사람일수록 매력을 느낀다는 생각이다.
이와는 반대로 취미나 태도가 비슷하더라도 도리어 사이가 안 좋아지는 경우도 있는데, 이는 '자기평가유지모델'로 설명된다. 인간은 누구나 자신의 자존심을 지키고 싶다거나 혹은 높이 세우고 싶어한다. 예를 들어 두 사람이 친구라 하더라도 함께 피아노 콩쿠르에 참여하여 한 사람은 입선되고 한 사람은 탈락했다면 둘 사이의 관계는 그리 좋지 않게 된다.
그러나 연인 선택은 좀 다르다. '서로의 역할을 보완해주는' 측면도 중시되기 때문이다.

닷튼과 아론의 '흔들다리 실험'
캐나다의 카비라노 계곡에 높이 70미터 길이 135미터의 스릴 만점의 흔들다리가 있다. 실험 남성들은 이 다리를 건너자마자 건너편의 미인 여성 실험자가 면접을 한다. 면접 종료 후 미녀 실험자가 남성에게 전화번호를 적은 메모를 건네주고, "실험에 대해 좀 더 알고 싶다면 전화 주세요"라고 말한다. 이 때 대개의 경우 전화를 건다. 반면 튼튼한 다리를 사용하여 똑같은 실험을 하면, 전화를 건 남자는 거의 없다.
이를 종합하면, 흔들 다리를 건넜을때는 신체가 환기상태에 있는데 마침 그곳에 여성이 있다면 남성은 '자신은 이 여성에게 이렇게 설레이고 있다'라고 착각하게 된다. 이것을 '귀인오류(attribution error)'라고 한다. '이 사람이 아니라면'이라는 결정적인 요인이나 필연성 따위는 거의 없으며, 흥분 상태에 있을 때 마침 근처에 있다는, 당지 그것만으로도 연애감정이 발생할 수도 있다는 뜻이다.

망각에 대한 몇 가지 이야기
태어나서 말을 분명히 할 수 있게 될 정도(대체로 만 3,4세 정도)까지의 기간 중에 자신에게 일어난 일들을 생각해 낼 수 없는 것을 '유아기 건망'이라고 한다. 우리가 보거나 들은 것을 나중에 생각해 낼 수 있으려면 이를 위한 '기명처리(記銘處理, 기억을 위해 말이나 언어로 치환하여 머릿속에 정착시키는 것)'를 해야한다. 갓난아기 시절엔 기명방법을 모르기 때문에 의미기억이 축적될 수 없다.
성인의 망각은 대개 4가지로 설명된다.
에빙하우스의 실험에서도 드러났듯, 시간이 흐를수록 자연히 기억이 희미해져간다는 것 - 이를 '자연붕괴설'이라고 한다. 기억했던 것이 다른 기억에 의해 방해를 받아 망각이 일어난다는 '간섭설'도 있고, 프로이트가 주창한 '자신에게 싫은 것을 생각해 내고 싶지 않기 때문에 잊어버린다'는 '억압설'이 있다. 반면 분명히 알고 있는데 잘 떠오르지 않는 '검색 실패설'도 있다. 장기기억으로부터 기억을 가져오기 위한 검색이 실패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 이론대로라면 기억하고 싶은 내용에 관련된 정보가 많을수록 검색에 필요한 실마리가 많기 때문에 보다 쉽게 기억을 재생할 수 있게 된다.

전도(傳道)
자신의 머릿속에 떠오른 '알고 있는 것'은, 별 필요가 없다 하더라도 다른 사람에게 말하고 싶어지는 경향이 있다.

기타
출근 시간이 임박하여 미처 정리하지 못한 개념들
순응(p.155~), 감각차단 실험(p.175), 원인귀속(p.182), 기능적 자율(p.190), 자기효력감(p.195), 강화이론(p.209), 대리상태 또는 아이히만 실험(p.220~), 칵테일 파티 효과(p.233) 등

기성간
리처드 윌리엄의 '프로이트'라는 책이 어렵기는 해도 읽어 볼만하다고 생각합니다. 읽는데 많은 시간이 걸리기는 해도 마무리에 작가의 멘트는 읽는 동안에 어려웠던 그래서 짜증났던 기억을 씯기에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2005/12/26 16:23:06   

박지영
잘읽었어요좋은정보네요
홈페이지에 퍼갈게요.
 2010/10/03 22:3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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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m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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