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members.net 아카이브 · 2002–2009

공부습관 Q&A 모음 (부모2.0)

[초2] 우리 아이 지금 공부 분량, 괜찮을까요?

안녕하세요.
오늘 60분 부모에 선생님이 출연하신걸 보고 오랜만에 들어왔다가 처음으로 글을 올려봅니다.
방송에서나마 짧은 강의였지만 너무 공감되는 이야기가 많았구요..느낀바도 많았답니다.

오늘 제가 상담드리고 부분은 2학년 여자아이의 학습량이 너무 과도한 것이 아닐까?하는 부분입니다.

저희집 아이는 월화수금 영어학원에 다니고 있습니다.
월수금은 2;30~4;00 목요일은 7;10~8;00
그런데 영어숙제가 좀 많은편이라 숙제를 이틀에 나누어 하는데 하루에 한시간에서 1시간반은 소요가 됩니다. 그정도면 보통인가요?
매일 그날그날 공부할 것을 적는 다이어리가 있는데요..다하면 아이가 동그라미를 치고 아이는 자유롭게 놀수있어요.

월;왕수학 2장,문해길 1페이지,재능한자 숙제,기탄수학 4장
화;왕수학2장,문해길 1페이지,연산960,왕국어 배운데까지,기탄국어4장
수;왕수학2장,문해길 1페이지,기탄수학4장,도형박사3장
목;왕수학2장,문해길 1페이지,한자숙제,960,왕국어
금;왕수학2장,문해길 1페이지,한자숙제,기탄수학 4장
토;한자숙제,도형박사3장,영리한 수학 (하고싶은만큼),오디세이 1
일;주중에 못한거 하거나 다했다면 그냥 놀기

여기에서 왕수학은 포인트플러스 왕수학이구요,문해길은 문제해결의 길잡이예요.ㅋ문해길은 1학년 것으로 하고있어요.심화도 아니고 원리요.아이에게 부담주지 말자가 제 신조라서요.
상위권 연산960도 단계가 낮은거라서 어려운건 아니고 복습차원에서 생각하며 풀어보라고 기탄대신 합니다.

너무 양이 많은가요?아이가 영어숙제하고 또 공부까지 하면 놀시간이 없어요.
학교 다녀와서 바로 학원갔다오면 4시 반인데요..
잠시 쉬다가 영어숙제,공부하면 하늘이 컴컴해져요..
아이나 저나 마음이 너무나 안타까워서 어찌해야 좋을지 모르겠어요.
여기에서 무언가를 빼야할까?하는 생각도 들고요..국어는 하지말고 그냥 독서에만 충실할까?하는 생각도 많이 해봤지만 학교시험이 있으니 그렇게 하기도 어렵더군요.
아이는 독서를 좋아하는데 책그만보고 공부하라고 이야기 하는 엄마가 야속할것 같아요.그래서 엄마눈에 안띄게 구석에 가서 책을 봅니다.

학교 성적은 최상위는 아니지만 중상위정도 되는듯 싶어요.
국어는 알아서 배운데까지 문제집 푸는것 말고는 아무것도 하는게 없는거 치고는 성적이 좋고 수학은 엄마가 무척 신경을 쓰는것 치고는 그저그렇구요.
시험보면 평균 90점대입니다.

조금있으면 여름방학이 시작되는데요..
아이와 열심히 놀면서도 공부도 잘 하는 방법은 어떤것일까요?
저희 아이의 공부량이 괜찮은건지요?
영어학원을 옮기면서 공부가 밀리기 시작해서 주말에 공부를 많이 하게 되었는데 영어학원 숙제가 좀더 익숙해져서 시간이 단축되면 괜찮아 질까요?
아이는 영어는 아주 좋아하고 국어문제집 푸는것도 좋아합니다.
하지만 수학은 생각하는 힘이 많이 부족한듯하여 수학에 더 많이 공부량을 할당해서인지 점점 더 부담스러워하는듯 해요.
그렇다고 막상 그만둘걸 찾아보면 없어요.제눈에는 다 해야할것 같거든요.
영리한수학과 오디세이는 안해도 될것같은데 아이가 꼭 할거라고 해서 하는것이구요..나머지는 학과문제집과 연산이라서....
생각하면 머리가 터질것만 같아요.
저좀 도와주세요.

저희 아이는 적게 내주면 적게 내주는대로 많게 내주면 많게 내주는대로 공부하는 시간이 똑같아요.그러니까 공부 끝나는 시간이 똑같단 말이 되네요.
다만 1학년때와 다른점은 아이가 공부하기 전에 자기 하얀칠판에 자기가 할 공부순서를 적고 다하면 동그라미를 치고요, 대략 1시간 정도는 스스로 조용히 공부합니다.
어찌어찌 공부를 다하는 것까지는 좋은데 채점하고 같이 틀린것 공부할때 아이의 눈이 풀려요.그게 문제예요.틀린걸 설명하면 귀에 안들어오고 다른생각 하는 사람같이 눈이 멍하게 있어요.조금만 어려운 말을하면 멍해지는...어떻게 하면 멍한 상태에서 깨어날수 있을까요?


[답변] 손병목 | 학부모 포털 부모2.0 대표 www.bumo2.com
마음껏 놀게 하면서 공부의 즐거움을 안겨주며 스스로 공부하는 아이로 키우고 싶은데, 잘 안 되죠. 하루에 해야할 것이 너무 많으니까 놀 시간도 없고, 짜여진 대로 공부하다보니 아이는 점점 스스로 공부하려는 생각이 사라지고... 안타깝습니다. 대한민국 거의 모든 가정의 모습이 이러합니다.

모든 것은 선택의 문제입니다. 선택은 다른 하나를 포기하는 것을 의미하며, 그 모든 것을 다 취하려는 것은 유아적 생각입니다. 살면서 생기는 수많은 선택, 그 선택의 합이 곧 그 사람이고, 선택을 감당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사람을 어른이라고 하니까요.

아이에게 놀 시간을 확보하려 한다면, 무언가를 빼고 시간을 확보해야 합니다. 신체적인 움직임이 떨어질수록 나중에 공부 집중력과 공부 체력에 큰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노는' 것은 공부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공부를 위해 필수불가결한 요소라는 생각을 하셔야 합니다.

물론 학습량은 중요합니다. 공부를 잘하기 위해서 꼭 필요한 것이 최소한의 학습량입니다. 그러나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이 공부집중력입니다. 공부집중력은 나중에 공부의 질을 결정짓습니다. 꽉 짜여진 하루 일과는 공부집중력을 떨어뜨립니다.

하루에 단 한 시간이라도 뛰어놀 수 있도록 시간을 우선 배정하시기 바랍니다. 시간이 없다면, 어느 하나를 포기해야 합니다. 그것이 곧 '선택'입니다.

만약 저라면 이렇게 할 것 같습니다.
평일 : 영어 숙제, 수학문제집(진도용) 몇 장, 연산 연습 약간(10분 정도).

대신, 영어 숙제와 수학 문제집을 풀 때 집중해서 할 수 있도록 지도할 것입니다. <문제해결의 길잡이>는 매우 좋은 문제집이지만, 시간적으로 부족할 때는 안 해도 됩니다. 대신 수학문제집을 풀다보면 심화문제나 난이도가 조금 높은 문제가 있는데, 그런 것을 아이가 최대한 많이 고민하여 풀 수 있도록 지도하시면 됩니다. 수학적 사고력은 '양'의 문제가 아니라 얼마나 '스스로' 고민했느냐의 문제입니다.

국어는 학교에서 배운 진도만큼만 그때그때 풀어보면 되고, 한자는 주말에 하거나, 주중 2~3일 시간이 남을 때 하면 됩니다.

어찌어찌 공부를 다해놓고도, 엄마가 틀린 문제를 가르쳐주려고 할 때 아이가 힘들어 한다면, 여기까지가 아이의 공부집중력 한계치입니다. 결국은 문제는 모두 풀어놓고, 정작 중요한 순간에 집중력이 바닥나 버린다는 것입니다. 틀린 문제를 '구-주-어-식'의 과정을 거치며 스스로의 힘으로 해결할 수 있도록 지도하는 과정이 핵심인데, 그것이 힘들다면 매우 비효율적인 공부를 하고 있는 겁니다.

앞으로도 마찬가지입니다. 아이는 중고등학교 때, 양은 많으나 비효율적인 공부가 아니라, 짧은 시간이지만 제대로 집중하여 공부하는 요령을 터득해야만 공부를 잘할 수 있습니다.

하루종일 공부하는 것 같은데, 막상 성적은 그저그렇게 나오는 경험이 반복되면서, 아이는 스스로의 능력에 대한 한계를 느끼게 되고, 공부의 한계를 느끼게 됩니다. 그것보다는 공부 분량을 조금 줄이시고, 몇몇 틀린 문제를 아이가 스스로 해결할 수 있도록 도와주신다면, 아이의 공부 부담도 덜고 공부 자신감은 더욱 커질 것입니다.

이 모든 걸 엄마가 알고는 있는데 막상 무엇 하나 빼기가 힘든다는 것은, 엄마가 '선택'을 포기하기 때문입니다. '선택'을 포기하는 것 역시 현상태대로 계속 지속시키겠다는 선택의 다름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