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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손병목  (2009-06-13 16:01:14, Hit : 5749, Vote : 9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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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bject  
   [초1] 발표하기 싫어하는 아이
안녕하세요~~

초등1학년 남자아이인데요...얼마전 학교에서 부모 참여수업을 했습니다..참여수업은 보통 아이들의 발표로 수업이 이루어지는데,,우리 아이는 거의 손을 들지도,,

선생님이 지목해서 일어나도 겨우 대답하는 정도입니다...집에 와서 가족들에게 쪽지 쓰는 숙제를 내주셨는데 아이는 엄마에게 " 엄마 저는 왜 모르는게 많을까요?? 많이 가르쳐주세요" 라고 썼더군요..

아무래도 친구들이 여러번 발표를 하는동안 아무 생각이 나지 않아 발표를 못한 자신을 생각하며 쓴 쪽지라는
생각이 들더군요..아이를 안아주며 아이가 조금이라도 받았을 마음의 짐을 덜어줄 어떠한 말도 떠오르지 않더군요..오늘 아침엔 역할극 하는 날이라 학교에 안가겠다고 울면서 버티는 아이를 교실까지 데려다 주었습니다..

아이는 엄마인 저에게 가장 인정받고 위로받고 싶었을 텐데...그 동안의 저를 책망하는 수 밖에요..이제 당장 아이가 학교에서 오면 어떤 얘기를 나눠야 할까요??

우리 아이가 마음의 짐을 덜게 할 묘약이 있을까요??


[답변] 손병목 | 학부모 포털 부모2.0 대표 www.bumo2.com

어머니의 마음이 참 아프고 안타까웠을 것 같네요. 우리 아이가 다른 아이들과 비교될 때, 그리고 아이 스스로 열등감을 느낄 때, 부모로서 대신 아파할 수 없는 아픔이 있습니다.

아이들이 힘들어할 때 우리는 흔히 그 아픔을 달래주기 위해 여러 말을 생각합니다. 또는 그런 아픔 정도는 참고 넘어가야 하는 과정이라고 조언을 하기도 하죠. 때로는 "괜찮아", "그 정도를 가지고 뭘 그래. 괜찮아" 이렇게 얘기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섣부른 충고는 아이의 마음속 아픔을 달래줄 수 없습니다. 어떠한 상황이든 아이가 힘들어 할 때 가장 먼저 해야할 것은 아이의 마음을 읽어주는 것입니다. 위로든 조언이든 모두 그 다음의 문제입니다.

아이의 마음을 읽는다는 것은, 아이가 자신의 마음을 이해하도록 돕는 것입니다. 그래서 그 마음을 엄마가 알고 있다는 것, 공감하는 과정입니다. 이런 과정을 통해 아이는 현재 자신의 마음속 감정의 실체를 알 수 있게 되고, 그 마음이 결코 잘못된 것이 아님을 알게 됩니다.

"엄마 저는 왜 모르는 게 많을까?"

그럼 어머니는 "네가 모르는 게 참 많다고 생각하는구나."라고 받아주면 됩니다.
"다른 아이들보다 많이 몰라서 속상한가 보네."라고 아이의 마음을 읽어주면 됩니다.

아이는 동의를 할 것이고, 그 아이의 말을 받아 또 한번 감정을 읽어주면 됩니다. 마치 앵무새처럼 반복하는 듯이 보이지만 실은 단순한 반복이 아니라 아이의 마음을 읽어주는 '적극적인 경청'의 과정입니다.

"많이 속상했겠다. 다른 아이들은 발표를 잘하는 것 같은데 나만 못하는 것 같아서."

짐을 덜어주려하지 마시고, 아이 스스로 자신의 마음속 아픔의 정체를 찾도록 도와주는 것입니다.

한두번의 말로 아이의 마음을 치유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그러나 아이의 마음을 읽어줌으로써 격한 마음을 차분한 상태로 가라앉힐 수는 있습니다. 나의 마음을 세상 단 한 사람, 엄마는 완전히 이해하고 있다는 것을 아이가 느낀다면 말입니다.

아이가 힘들어할 때 괜히 다른 주제로 넘어가려 하지는 마세요. 이 문제로 괴로워하는데 괜히 관심을 다른 곳으로 돌리려 하지 마세요.

이 기회에 아이와 충분한 대화를 해보세요. 아이의 마음을 읽어주면 그 다음에는 비교적 이성적인 상태에서 이야기가 가능합니다.

어떤 말을 해드려야할지는 따로 말씀 드릴 수 없습니다. 아이의 반응에 따라 그대로 받아주고, 또 그 마음을 읽어주는 과정을 반복해야 하는데, 우리 아이가 어떤 말을 할지 알 수 없으니까요.

아이의 마음을 그냥 받아들여주세요. 그리고 우리 아이만 그러는 것이 아니라 누구나 조금씩은 학교 가기 싫은 사연이 있다는 것을 알려주세요. 엄마의 이야기도 좋고, 아빠의 이야기도 좋고....

그리고 <나는 학교 가기 싫어(비룡소)>라는 책을 함께 읽으며 아이의 고민이 혼자만의 고민이 아니라, 실은 대부분의 아이들도 비슷한 생각을 하고 있다는 것을 느끼게 해주세요.

발표 외에는 학교가 싫을 이유가 별로 없고, 발표는 조금씩 연습하면 나중에 충분히 나아질 수 있다는 것을 알려주세요. 또 발표를 잘 못한다고 해서, 아이가 생각하는만큼 다른 아이들이 마음속에 담아두지 않는다는 것도 알려주세요.

아이와 충분히 이야기하다보면, 대개 아이 스스로 방향을 찾습니다. 충분한 이야기 전에 반드시 아이의 마음을 제대로 충분히 읽어주는 것이 먼저라는 것, 잊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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