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members.net 아카이브 · 2002–2009

공부습관 Q&A 모음 (부모2.0)

[초1] 스스로 공부하지 않는 아이

안녕하세요..저는 초등1학년을둔 직장맘입니다.
7살부터 나름대로 아이가 스스로공부를 하게끔 집에서 지도를하는데요..
7살땐 주어진 과제대로 잘하고 목표의식도 있는것같아 뿌듯하기도했는데
요즘 들어서 혹시 저의 지도방법이 잘못된건 아닌지 하는 두려움이 많이 생깁니다.

저희아들은 학교에서나 친구들사이에서도 적응을 잘하고 선생님께서도 학습능력이뛰어나다고 칭찬해주시는데
엄마인 제가 보기엔 뭔가가 부족한게 아닌가하는 걱정이 많이 듭니다.

퇴근후 식사를마치고 공부를하는데요..제가먼저 말하기전엔 아이가 책상에 먼저가서 앉아서 하질않습니다. 가끔 제가 퇴근전에 먼저도착해서 공부할때도 있긴합니다만. 제가10번말한다면 아이먼저 공부하는건 2번정도? 인것같습니다.
그렇다고 앉아서 집중을 하지않거나 하진않는데 매일 무슨공부를할건지 스스로정하라고한뒤에 제가 만들어온 표에 공부한 스티커를 붙이도록 하고있습니다.
방정리,책가방정리후에 게임을하던 책을 읽던 마음대로 하도록하는데요..
부모욕심이 과한건지 제가먼저 오늘할 공부해야지 말하기 전에 아이가 먼저 가서 책상에 앉아서 해줬으면하는생각과 열심히 하는척할 뿐 저의 보이지않는 강요로 아이가 억지로 하는건지 사실 헷갈립니다.

스스로 공부계획도 세우고 스티커 붙여가면서 노력한 과정을 확인하고 거기에 맞춰서 칭찬과 선물도 가끔해주고 주말엔 공부하지않고 남편까지 아이와 같이 시간을 함께 하려고 가족취미생활도 만들어서 하는데도 부족한것같아 부모의 욕심이 끝이없는것같습니다. 지금은 저학년이라 그럭저럭 따라오겠지만 지금 제가 지도하는방법으로 학년이올라갈수록 부모개입없이 스스로계획하고 공부할수 있을까?의문이듭니다.

선생님의 좋은조언부탁드리고 매일공부한다고해서 매일 꼭 무조건 해야되는건 아니고 상황에따라 쉴때도있고 탄력적으로 하고 있습니다. 아직어린데 제가 너무 조바심을 내는건지.. 혼란스럽네요.
주저없이 긴글이라 제 고민이 잘전달되었는지..선생님의조언부탁드립니다.


[답변] 손병목 | 학부모 포털 부모2.0 대표 www.bumo2.com
네, 맞습니다. 엄마의 욕심이 과하시네요^^

모든 부모의 바람은 비슷합니다. 아이가 제 할 일은 스스로 알아서 하길 바랍니다. 지금은 학생이니, 스스로 알아서 척척 공부를 하길 바라죠. 그러나 그런 아이는, 단언컨데, 극소수입니다. 그것도 초등학교 저학년이라면 더더군나다 희귀합니다.

엄마의 시각을 바꾸지 않으면, 불행히도 아이는 엄마가 느끼는 대로 자랄 가능성이 많습니다. '무엇이 부족한데....'하면, 아이는 그 부족한 무엇으로 점점 바뀔 수 있습니다. 반면 '이런 건 참 기특해...'라고 하면, 아이는 그 기특한 것을 계속 잘해낼 수 있습니다. 아이에게 말을 하지 않아도, 엄마의 마음속에 이런 마음을 가진 것만으로도 아이는 그런 식으로 변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강연 때 아이를 제발 '문제적 관점'에서 바라보지 말라고 합니다. '이것이 문제인데..'라는 식으로 바라보지 말라는 겁니다. 이제 초등학교에 들어가 세상 살아가는 법을 배우기 시작하는 아이에게 무슨 문제가 있다는 건가요? 문제가 생긴 것이 아니라, 아직 엄마가 원하는 만큼 다듬어지지 않았다는 뜻이겠죠. 이제 막 싹이 튼 새싹을 보며 '너무 작고 볼품 없어서 걱정이야'라고 하는 것과 별반 다를 바 없습니다. 이제 시작입니다.

엄마가 말하기 전에 책상에 먼저 가서 공부하는 아이, 이건 아직은 꿈입니다. 제가 '아직은'이라고 말한 건, 그런 기대와 바람을 버리지는 마시라는 겁니다. 당연히 엄마의 목표는 아이가 스스로 공부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그건 목표이며, 그 목표의 완성 시기는, 엄마가 아무리 노력을 해서 초등학교 고학년(5,6학년)~중학생 사이에 이루어집니다. 그나마 그렇게 되면 정말정말 다행입니다.

엄마가 시키지 않아도 하는 아이에 대한 '상(이미지)'은 조금 뒤의 미래의 상으로 남겨두시고, 현재 눈앞에 있는 아이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시기 바랍니다.

시키지 않으면 책상에 앉질 않는 아이의 모습이 아니라, 엄마가 시키면 책상에 앉아 공부하는 아이의 모습에 집중하시기 바랍니다. 둘의 모습은 사실 같은 것인데, 엄마의 관점에 따라 전자는 부족해 보이고, 후자는 기특하게 보입니다. 전자와 같이 보면 엄마의 잔소리가 늘게 되고, 후자처럼 보이면 엄마의 칭찬이 늘게 됩니다.

비록 먼저 앉아서 공부하지는 않지만, 엄마가 앉아서 공부하라고 하면 말을 잘 듣는 아이, 얼마나 기특합니까? 그러면서 집중력도 괜찮고... 지금 시기에 이 정도만 따라줘도 아이는 충분히 칭찬받고 격려를 받을 만합니다.

그냥 먼저 앉아서 공부하길 바라지 말고, "자, 공부하자~" 라고 하세요. 그리고 아이가 자리에 앉아 공부하면, "와, 우리 아들 공부하는 모습이 참 멋진데. 엄마 말도 잘 듣고. 고마워"라고 해보세요. 엄마의 말을 거부하지 않고 들어주는 아이의 모습, 지금 그것만으로도 엄마는 충분히 감사해야 합니다. 감사하는 마음으로 아이를 지도할 때, 엄마의 진심이 아이에게 전달이 됩니다.

스스로 공부하는 아이로 만들기 위해서는, 공부하는 과정이 재미있어야 합니다. 그 재미는 다름 아닌, 내가 스스로 선택한 것일 때 생기는 겁니다. 엄마의 격려와 칭찬 속에 자란 아이는, 엄마가 강요하지 않아도 스스로 하는 경향이 많습니다.

스스로 앉아서 공부하는 것이, 엄마의 잔소리나 야단 때문이 아니라, 나를 아껴주는 엄마를 위해서, 그리고 공부 그 자체가 그리 어렵지 않고 재미있기 때문에, 할만 하기 때문에 앉아 있는 것이라야 합니다. 그 둘의 차이는, 지금은 종이 한장 차이일지 몰라도, 나중에는 매우 다른 결과가 나온다는 것을 꼭 알아두시기 바랍니다.

결론은 하나, 아이의 현재 모습에 감사하고, 격려하고, 칭찬해 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