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members.net 아카이브 · 2001–2009

손병목의 독서노트

저의 해명(?)과 홍하상의 개성상인

리뷰를 쓰기 전에 한 가지 해명(?)하고 넘어갈 것이 있습니다^^
요즘 주위에서 자주 듣는 말 중의 하나가, 어떻게 그렇게 책을 많이 읽느냐, 혹시 예전에 읽은 거 재탕 아니냐, 일이 별로 바쁘지 않은 것 아니냐,는 등등. 물론 장난삼아 말씀하시는 것인 줄 알지만 혹시나 만에 하나 정말로 오해하고 계신 분들이 있을까봐 잠깐만 짚고 넘어가겠습니다.

제가 주당 3~4편의 리뷰를 쓰는데요. 회사 일을 충실하면서도 충분히 가능한 일입니다. 오히려 회사 일을 더욱 즐겁게 만드는 '의식'이기도 합니다.
먼저 주 5일 근무이니 주말을 최대한 활용하면 됩니다. 주말에 최소 한 권에서 많으면 세 권 정도의 책을 읽습니다. 어떨 때는 주말에 읽은 책으로 한 주간의 리뷰를 모두 채울 때도 있습니다. 아직 딸이 어려 주말에 어려운 점도 있으나 새벽이든 밤이든 잘만 활용하면 가능한 일입니다. 월요일이 오기 전에 한 두 편의 리뷰를 미리 써 두면 기분이 매우 상쾌합니다.
그리고 주중에 책을 한 두 권 더 읽으면, 평균 3~4권의 책을 리뷰할 수 있습니다. 주중에는 출퇴근 시간과 업무상 이동할 때의 자투리 시간을 거의 100% 활용해야 합니다. 글 쓰기는 주로 새벽 시간을 활용합니다. 새벽에 일어나서 출근하기 전 - 밥 먹고 출근하기 전까지의 한정된 시간으로 인해 집중하여 글을 쓸 수 있습니다. 이런 일정과 프로세스를, 저 스스로 지켜야할 약속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술을 마시거나, 아이를 키우면서 밤잠을 설칠 때도 가급적이면 이 약속만은 지키려고 합니다. 한 두번 빠뜨리면 버릇되거든요^^


"책이란 지은이가 기획해 쓰는 것이 보통이지만 출판사에서 먼저 펴냈으면 좋을 듯한 책을 기획하는 경우도 다반사다. 이런 경우 그 책이 ‘논픽션’이라면, 그리고 경제나 경영쪽 또는 일본에 관한 것이라면 출판사들이 집필을 의뢰할 가능성이 가장 높은 사람은 아마도 홍하상(49)씨일 것이다." - 한겨레, 2004-10-29

저자 홍하상은 논픽션 전문 작가입니다. 올해만 해도 《오사카 상인들》《이병철 VS 정주영》《상신 리자청》《이병철 경영대전》을 출간하였고, 가장 최근에 출간한 책이 바로 《개성상인》입니다.
이 책은 크게 세 부분을 되어 있는데, 1부에서는 태평양화학의 서성환 회장을 비롯해 황해도와 개성 출신 사업가 13명의 이야기를 주로 다루고 있습니다. 이런 현재의 개성상인과 과거의 개성상인들의 공통된 특징을 6가지로 정리하였고, 마지막 <부록>에서는 개성상인의 역사를 다루고 있습니다. 말이 부록이지 실제로는 책 전체의 1/3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제   목 : 개성상인
   부   제 : 천년을 이어온 자린고비 경영철학
   지은이 : 홍하상
   펴낸곳 : 국일미디어 (초판 출간일 2004.10.20 | 초판 1쇄를 읽음) ₩13,000

이 책의 핵심은 1부에 있습니다. 태평양화학의 서성환 회장, 에이스 침대의 안유수 회장과 두 아들, 삼립식품의 허창성 회장과 두 아들, 신도리코의 우상기 회장, 동양회학의 이회림·이수영 부자, 오뚜기식품의 함태호 회장, 한일시멘트의 허채경 회장, 개성상회의 한창수 회장, 삼정펄프의 전재준 회장, 한국후지쯔의 윤재철 사장, 한국 야쿠르트의 이은선 사장, 세방여행사의 오세중·오창희 부자의 얘기와 지하 경제의 큰 손이었던 해성그룹의 단사천 회장, 광화문의 곰 고성일씨, 광화문의 백할머니 백희엽씨의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그 외에 영풍그룹의 장철진 사장과 해태그룹의 민후식 회장, 한국화장품의 임광정 회장의 얘기도 언급하고 있습니다.

이들 모두가 황해도 또는 개성 출신의 현대판 개성상인들입니다.

1부는 참 흥미롭게 봤습니다.
1951년 겨울, 부산 국제시장 거리에서 "동동구리무! 동동구리무!"를 외쳤던 젊은 날의 서성환 태평양화학 회장의 얘기도 재미있습니다. 젊은 날 야전침대에서 꾼 꿈을 실현한 에이스 침대의 안유수 회장과 그의 두 아들 얘기도 흥미있습니다. 장남은 에이스 침대의 대표이고 차남은 시몬스 침대의 대표입니다. 침대 가구 분야에서 국내 1,2위를 나란히 달리는 기업입니다.
60년대의 크림빵, 70년대의 호빵, 80년대의 보름달빵으로 빵의 전성시대를 열었던 삼립식품의 허창성 회장의 이야기는 추억에 젖게 만듭니다. 그의 두 아들 - 장남은 삼립식품을 이어받고, 차남은 '샤니'로 독립해서 분사하게 됩니다. 그 후 삼립은 IMF 시절 부도를 맞게되고, 동생이 인수하였습니다. '샤니'는 파리바게뜨와 베스킨라빈스31 프랜차이즈로 과거 삽립이 누렸던 영화를 다시 구가하고 있습니다.

2부는 스무 쪽도 안되는 분량으로 한국 개성상인들의 특징을 나열하고 있습니다.
개성상인의 유래와 역사를 설명하고 있는 부록은 그냥 상식삼아 읽을만합니다.

전체적으로 흥미나 상식삼아 읽을만 하지만 감동이나 교훈 따위를 얻기에는 좀 미흡한 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든 책이 그러하듯 귀감이 될만한 몇몇 부분은 있습니다.
예를 들어, 한국 야쿠르트의 이은순 회장은 "건강을 팔려면 나부터 건강해야"한다는 생각으로 철저하게 규칙적인 생활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또한 대부분의 주인공들은 '진심으로' 자신이 하는 분야의 일을 좋아하고 몰입하여, 즉 '한 우물만 파서' 끝내는 성공하는 스타일입니다. 스폰지같은 마음으로 책을 읽으면, 이야기 속에 묻혀 흘려버릴 것이 아니라 진정 귀담아 듣고 실천으로 옮겨야할 대목이 많습니다.

*
그러나 결론적으로 이 책을 굳이 '돈 주고 사서 읽기를' 추천하지는 않습니다.

부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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