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병목의 독서노트· ·
이윤기의 그리스 로마 신화 3
제 머리가 나쁘다는 것은 그리스 로마 신화를 읽어보면 알 수 있습니다. 많이 또는 깊이 있게 읽어본 적도 없지만, 그래도 다른 책들처럼 그냥 읽은 뒤, 책을 덮고 나면 막 화가 납니다. 이야기 속에 등장하는 신들과 인간들의 이름들 중 기억나는 것도 별로 없고, 기억난다 해도 계통 없이 뒤죽박죽 엉켜버려, 하나도 '재활용'할 수 없게 됩니다. 저의 말과 글에 신화가 등장하는 경우는, 그래서 참으로 희귀한 경우입니다.
제 목 : 이윤기의 그리스 로마 신화 3
부 제 : 신들의 마음을 여는 12가지 열쇠
지은이 : 이윤기
펴낸곳 : 웅진닷컴 (초판 출간일 2004.8.13 / 초판 1쇄를 읽음) ₩12,000
그런데, 사람들은 왜 그리스 로마 신화에 열광할까요?
'열광'이라는 표현이 잘못된 것 같지는 않습니다. 요근래 이윤기의 그리스 로마 신화는 가히 폭발적으로 팔리고 있으며, 예로부터 신화는 좀 쓴다하는 문장에 단골로 등장하는 고전 중의 고전입니다. 그런 면에서 신화는 말에 '권위'를 실어주는 역할을 합니다. 일단 뭔가 있어 보이니까요.
흔히 신화는 지혜의 보고라고 합니다. 저자 이윤기는 '신화의 진실'을 믿는다고 합니다. 이야기 자체를 믿는 것이 아니라 신화 속에 담긴 그 의미를 믿는다는 것입니다. 그리하여 아리아드네가 미궁 안으로 들어간 테세우스에게 건네준 실꾸리(실타래)와도 같이 '꼭 붙잡고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이라고 말합니다.
그러나 저는 아직 잘 모릅니다. 신화가 지혜의 보고인지, 평생토록 꼭 간직해야할 소중한 그 무엇인지, 저는 아직 잘 모릅니다. 신화를 몇 번 읽어도 늘 낯선 경험일 뿐입니다. 봐도봐도 헷갈리는 외화 속의 외국인 얼굴과 비슷합니다. 이는 물론 전적으로 경험의 부족 때문일 것입니다. 어렸을 때부터 외화를 보지 않았고, 아직까지 제대로 각잡고(?) 신화를 제대로 읽어본 적이 없으니 매우 당연하다 하겠습니다.
그런데, 그렇다고 해서 굳이 지금 신화를 집중적으로 파헤치고 알아나가고 싶지도 않습니다. 필요에 의하지 아니하고, 또는 재미를 느끼지 못하는데 의무적으로 읽는 책은 학창 시절의 교과서와 다를 바 없을 것 같습니다. 재미로 다가가기보다는 '유식함'으로 가는 필수 코스로서 택한 신화 읽기는 즐거움보다는 강박의 무게가 주는 고통이 더 컸습니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보다 다가가기 쉽고 이해하기 쉬운 이윤기의 책이 있다는 것입니다. 가끔 몇번 읽다보면 어느새 신화가 친근하게 느껴질 때가 있지 않을까하는 기대를 해봅니다.
변명이 좀 길었습니다. 각설하고...
이윤기의 그리스 로마 신화는 정통 그리스 로마 신화와는 다릅니다. 신화를 이윤기식 주제 분류법으로 재구성한 것입니다. 1권은 신화를 이해하는 12가지 열쇠라는 이름으로, 2권은 사랑의 테마로 읽는 신화의 12가지 열쇠라는 이름으로, 그리도 이 3권은 신들의 마음을 여는 12가지 열쇠라는 이름의 부제를 달고 있습니다.
제가 산 것은 1권은 초판 142쇄, 2권은 초판 54쇄, 3권은 초판 1쇄입니다. 2권은 아직 못봤습니다.
3권은 1권에 비해 보다 에세이적입니다. 다른 신화학자의 책들을 많이 인용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우리의 고전, 예를 들어 삼국사기나 삼국유사와 같은 고전도 군데군데 인용하고 있습니다. 4장에서는 이윤기의 딸이 쓴 수필도 길게 인용하고 있습니다. 저자의 느낌과 저자의 의견이 많습니다. 어찌 보면, 신화 자체보다는 신화를 '해석'하고 이윤기 식의 '교훈'을 만들기 위해 좀 지나치진 않았나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마치 신화 책이라기보다는 신화 '참고서'와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풀어 쓴 것도 좋지만, 마치 옛날 이야기하듯 소설처럼 구성한 그리스 로마 신화 책을 먼저 한번 읽어보고, 이윤기의 책을 봐야 순서가 맞지 않나 생각합니다. 그런 책이 어떠한 것이 있는지 저는 모릅니다. 큰 서점에 나갈 일 있으면 한번 찾아봐야겠습니다.
제 목 : 이윤기의 그리스 로마 신화 3
부 제 : 신들의 마음을 여는 12가지 열쇠
지은이 : 이윤기
펴낸곳 : 웅진닷컴 (초판 출간일 2004.8.13 / 초판 1쇄를 읽음) ₩12,000
그런데, 사람들은 왜 그리스 로마 신화에 열광할까요?'열광'이라는 표현이 잘못된 것 같지는 않습니다. 요근래 이윤기의 그리스 로마 신화는 가히 폭발적으로 팔리고 있으며, 예로부터 신화는 좀 쓴다하는 문장에 단골로 등장하는 고전 중의 고전입니다. 그런 면에서 신화는 말에 '권위'를 실어주는 역할을 합니다. 일단 뭔가 있어 보이니까요.
흔히 신화는 지혜의 보고라고 합니다. 저자 이윤기는 '신화의 진실'을 믿는다고 합니다. 이야기 자체를 믿는 것이 아니라 신화 속에 담긴 그 의미를 믿는다는 것입니다. 그리하여 아리아드네가 미궁 안으로 들어간 테세우스에게 건네준 실꾸리(실타래)와도 같이 '꼭 붙잡고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이라고 말합니다.
그러나 저는 아직 잘 모릅니다. 신화가 지혜의 보고인지, 평생토록 꼭 간직해야할 소중한 그 무엇인지, 저는 아직 잘 모릅니다. 신화를 몇 번 읽어도 늘 낯선 경험일 뿐입니다. 봐도봐도 헷갈리는 외화 속의 외국인 얼굴과 비슷합니다. 이는 물론 전적으로 경험의 부족 때문일 것입니다. 어렸을 때부터 외화를 보지 않았고, 아직까지 제대로 각잡고(?) 신화를 제대로 읽어본 적이 없으니 매우 당연하다 하겠습니다.
그런데, 그렇다고 해서 굳이 지금 신화를 집중적으로 파헤치고 알아나가고 싶지도 않습니다. 필요에 의하지 아니하고, 또는 재미를 느끼지 못하는데 의무적으로 읽는 책은 학창 시절의 교과서와 다를 바 없을 것 같습니다. 재미로 다가가기보다는 '유식함'으로 가는 필수 코스로서 택한 신화 읽기는 즐거움보다는 강박의 무게가 주는 고통이 더 컸습니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보다 다가가기 쉽고 이해하기 쉬운 이윤기의 책이 있다는 것입니다. 가끔 몇번 읽다보면 어느새 신화가 친근하게 느껴질 때가 있지 않을까하는 기대를 해봅니다.
변명이 좀 길었습니다. 각설하고...
이윤기의 그리스 로마 신화는 정통 그리스 로마 신화와는 다릅니다. 신화를 이윤기식 주제 분류법으로 재구성한 것입니다. 1권은 신화를 이해하는 12가지 열쇠라는 이름으로, 2권은 사랑의 테마로 읽는 신화의 12가지 열쇠라는 이름으로, 그리도 이 3권은 신들의 마음을 여는 12가지 열쇠라는 이름의 부제를 달고 있습니다.
제가 산 것은 1권은 초판 142쇄, 2권은 초판 54쇄, 3권은 초판 1쇄입니다. 2권은 아직 못봤습니다.
3권은 1권에 비해 보다 에세이적입니다. 다른 신화학자의 책들을 많이 인용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우리의 고전, 예를 들어 삼국사기나 삼국유사와 같은 고전도 군데군데 인용하고 있습니다. 4장에서는 이윤기의 딸이 쓴 수필도 길게 인용하고 있습니다. 저자의 느낌과 저자의 의견이 많습니다. 어찌 보면, 신화 자체보다는 신화를 '해석'하고 이윤기 식의 '교훈'을 만들기 위해 좀 지나치진 않았나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마치 신화 책이라기보다는 신화 '참고서'와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풀어 쓴 것도 좋지만, 마치 옛날 이야기하듯 소설처럼 구성한 그리스 로마 신화 책을 먼저 한번 읽어보고, 이윤기의 책을 봐야 순서가 맞지 않나 생각합니다. 그런 책이 어떠한 것이 있는지 저는 모릅니다. 큰 서점에 나갈 일 있으면 한번 찾아봐야겠습니다.
부록

댓글 3
자기 행동과 삶의 단순한 표면 속에 흐르는 인과의 추상적인 원리를 고민하는 것. 평상시 지속적으로 그러한 고민을 해 나가야지만이 인문학적인 깊이란 바로 인간의 고뇌의 깊이임을 깨닫게 될 것 같습니다.
왜냐구요? 왜냐... 호수를 볼 때, 먼 산을 볼 때, 그저 푸른 빛에 대해서 마음이 동요할 때. 보다 더 심연에 다가서고 싶어지기 때문입니다.
저도 그리스신화 좀 읽은 축에 속합니다만 그건 매우 단순한 동기에서 입니다. 인간 삶의 원형을 찾기 보다는 서구문화의 침략성과 가벼움의 원형을 보기위해서였달까요.
그래서 신화 그 자체 보다는 그것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하려고 시도하고 있는 조지프 켐밸의 책들에 더 마음이 쏠립니다.
신화, 그건 오히려 인간이 깊이 있는 사유를 통해 삶과 우주의 원리를 터득하려는 시도를 방해하기 위해 존재했던 몰사유의 원형입니다.
인간은 신화와 신화의 시대를 극복하고서야 비로소 인간(human being)일 수 있었던 거지요...
그런데 토마스 볼핀치의 신화가 워낙 각종 문학에서 광범위하게 인용되는 통에 해석의 도구로서 유용해졌고, 그 트랜드를 기가 막히게 잡아 챈 사람이 바로 이윤기 였죠.
그마저도 그의 인문적 수준미달로 인해 원형적인 것과는 거리가 멀고, 차라리 안정효나 유재원 등의 충실하고 깊이 있는 해석에 주목해보는 게 나을 듯...
참, 신들 이름이나 계통(족보) 아는 데는 '만화그리스로마신화'가 딱인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