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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일 없는 하루

다시 만난 바보 이야기를 하고 싶습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그는 바보입니다.
이미 자기 이름 앞에 바보라고 붙였습니다.
「바보 이반 최성현」

이반은 전기도 없는 심심산골에서 혼자 삽니다.
그는 자연농을 하는 자연인이지요.
농약은커녕 비료조차 사용하지 않습니다.
풀들이 무성한 자연농법의 농사를 짓고 있답니다.
본래 농사꾼은 아닙니다.
그는 학자가 더 어울립니다.
일본에서, 정신문화연구원에서 공부하였습니다.
그런 그가 후쿠오카 마사노부의 영향을 크게 받았습니다.
그가 번역한 책 "짚 한오라기의 혁명"이 있습니다.
논밭을 갈지 않을 뿐 아니라 김도 매지 않습니다.

이반의 농장을 찾아갔습니다.
얼마나 심심산골인지 가본 길인데도 헛걸음 두 번 하였습니다.
그의 밭은 풀밭인지 농사짓는 밭인지 구분할 수 없습니다.
김을 매지 않아서 밭 곳곳이 싱싱한 풀투성입니다.
풀과 채소, 나무들이 함께 공존하고 있습니다.
농사를 지어 본 사람은 압니다.
김매기, 비료와 농약은 필수라는 것을
그러나 바보이반은 그냥 묵묵히 바보농사를 짓습니다.

손바닥만한 논에서 한 가마 두말을 수확했답니다.
논에 들어가 논바닥을 보여 줍니다.
논을 갈아 엎지 않고 그냥 모만 심었는데 싱싱합니다.
땅 힘이 좋아져 모가 튼실하다며 자신의 농법에 자신감을 보입니다.
이번에 가니 뽕나무를 많이 심었습니다.
뽕나무는 버릴 게 하나도 없다고 합니다.
오디가 지천인데 미처 따먹지 못해서 땅에 가득합니다.
오두막집 앞에서 산딸기 주스를 앞에 두고
살아가는 이야기로 시간 가는 줄 모릅니다.

전기도 없는 심심산골에서 온전히 겨울을 나기가
그것도 혼자서...
저처럼 연약한 도시인들은 상상도 못할 일입니다.
"이제 익숙해져서 혼자도 잘 지내요."
이반은 맑은 정신으로 글을 씁니다.
산속에서 쨍하니 깨인 마음으로 글을 옮깁니다.
그러니 어찌 심령이 맑고 깨끗하지 않을 수 있겠어요.
그가 낸 책들은 제목 그 또한 정겹습니다.
「바보 이반의 산이야기」
「여기에 사는 즐거움」
「더 바랄 게 없는 삶」
「다섯 줌의 쌀」

이번에 이반이 번역한 「풀들의 전략」이 있습니다.
정말 좋은 책이예요. 제목이 아쉽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우리 주변에서 흔히 대하는 친숙한 들풀 이야기입니다.
그리고 이번 달에 이반의 산문집 "아무일 없는 하루"가 나온다고 합니다.
많이 기대가 됩니다.
「이반, 책 제목이 뭐지요.」
「"아무일 없는 하루"라고 했어요.」
「나도 아무일 없는 하루를 살아가고 싶답니다.
그렇게 정한 사연이 있답니까?」
「편지를 찾으러 민가에 내려가게 되요.
그런데 언제나 "아무일 없어요?" 하고 물어요.
아하, 아무일 없는 것이 정말 좋은 것이구나.」
그래서 제목을 "아무일 없는 하루"라고 하였답니다.
그의 맑은 목소리가 기다려집니다.
바보이반 최성현이 낸 책들
◆ 바보이반의 산이야기
◆ 풀들의 전략
◆ 무위당 장일순의 좁쌀 한알
◆ 여기에 사는 즐거움
◆ 더 바랄게 없는 삶
◆ 다섯 줌의 쌀
◆ 신비한 밭에 서서
◆ 생명의 농업
◆ 짚 한오라기의 혁명
◆ 지렁이 카로
◆ 한달 뒤에 보자
◆ 나무의 마음 나무의 생명
◆ 아무것도 아무것도
◆ 경제성장이 안 되면 우리는 풍요롭지 못할 것인가
바보이반 최성현은
동국대 대학원에서 노장철학을 전공하고 한국정신문화연구원 철학종교 연구실 근무. 이때 우연히 자연주의자들의 길라잡이로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후쿠오카 마사노부의 ≪짚 한 오라기의 혁명≫이란 책을 읽고 크게 감동, 두세 시간 깊은 고요 속에서 세상을 달리 보는 경험을 하게 된다. 이 체험으로 하루 만에 다른 사람이 된 그는 바로 직장을 그만 두고, 그 당시 집 한 채를 임대하여 공동 생활을 하던 유학생 시오다 교오꼬와 함께 후쿠오카의 다른 책 ≪자연농법≫을 ≪생명의 농업≫이란 이름으로 번역 소개함과 동시에 전기와 전화가 없고, 이웃집도 없는 깊은 산 속으로 들어가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으며 원시 생활에 가까운 삶을 산다.
댓글 5
그때는 몰랐는데, 다시 보니 저 산에 가고 싶은 생각이 간절해집니다.
아는 것을 실천하는 바보이반님이 부럽습니다.
맑은 정신을 가진 바보이반님이 부럽습니다.
당장 그의 책 하나를 사볼까 합니다. 제 마음이 그를 닮고 싶습니다.
신천님은 한번 오실 때마다 참 많은 것을 남기고 가십니다...
그외에는 이반이 번역한 책입니다.
사실상 이번에 나온다는 "아무일 없는 하루"는 이반의 첫 산문집이 될 듯합니다. 제가 보기에는 글재주는 별로 없어 보이고 무서운 실천의지는 강해 보이는-그러나 만나보면 연약한- 바보랍니다.
세상에 그런 바보가 있을까 싶어요...
노장사상이 녹아 있는 "아무것도 아무것도"라는 책이 좋은데 이미 오래전에 절판되었습니다. 야마오 산세이의 책 "더 바랄게 없는 삶, 여기에 사는 즐거움"을 권합니다.
좋은 책, 좋은 말씀, 기분 좋게 오늘 하루를 출발합니다.
오늘도 '아무일 없는 하루'가 되길 바라면서... ^^
저는 '무위당 장일순의 좁쌀 한알'와 '경제성장이 안 되면 우리는 풍요롭지 못할 것인가'를 재미있게 읽었으며 특히, '경제성장이 안 되면 우리는 풍요롭지 못할 것인가'는 성장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우리의 고정관념에 신선한 충격을 받았습니다.
'여기에사는 즐거움', '생명의 농업'도 신선하고 편안하게 읽었던 책이였습니다. ''짚 한오라기의 혁명'도 절판이던데 ... 너무 길어졌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