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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무명과 가난이 주는 행복,





뜸했지만
또 건강과 심적부담으로 주인장의 독서노트가 휴가를 다녀 왔지만
늘 독서노트를 관심의 중심에 두고 지켜 보고 있습니다.
이제 다시 써대기 시작하였군요.
왜 그랬는지 모르지만 다시 매일 메일에 독서노트가 보이자
써대기 시작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솔직하게 표현해서 죄송-
젊어서 열심히 탐구하고 글로 남기는 일, 정말 좋은 일이지요.

주인장이 쉬는 동안 바람 따라 구름 따라 여행을 다녔습니다.
매인 바 없이 단순하고 평범한 삶을 살다 보니
가고 싶은 대로 훨훨 날아 다니고 있습니다.
봉화땅 청량산을 올랐고, 도산서원을 찾았으며
가는 길에 주실마을에도 들러 모르는 것을 배웠습니다.
남쪽 목포와 영암의 월출산을 오르기도 하였습니다.

사람이 살아가는 모습은 다양합니다.
원대한 목표를 향해서 잠도 아니 자고 매진하는 사람도 있고
자신의 뜻과 다르게 하루하루 고단한 삶을 연명해 가는 이웃도 있으며
작고 낮은 곳에서 맑은 평안과 즐거움을 누리는 사람도 있습니다.

본디 모자라는 저는 낮고 작은 삶을 꾸리고 있습니다.
만남과 모임의 인연을 되도록 적게 가지면서
느릿느릿 어슬렁어슬렁 낮은 자세로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내적 평안은 언제나 충만하답니다.

저마다 좋아하는 길을 따라 삶의 길을 걷습니다.
그 길에 좋은 길 나쁜 길 어디 따로 있겠습니까.
자신과 잘 맞는 길을 걸어 가면서
맑은 평안과 기쁨을 누린다면 더할 나위 없겠지요.
일상 속에서 맑은 평안과 즐거움을 누리며 살아간다면
바로 신이 바라시는 평화와 행복의 길과 다르지 않겠지요.

헨리 데이빗 소로우의 글 중에서 제가 좋아하는 구절입니다.
여기에 소개하고 싶군요.
무명과 가난이 주는 행복,
소로우는 참 행복의 맛을 알고 살아간 사람입니다.


오후에 내가 쓸 원고 초안을 잡고,
올 겨울에  그 원고를 읽기 위해 집 밖에 나갈 생각을 하면서
내가 오랫동안 누려온 (지금도 여전히  누리고 있다고 해야 할)
무명(無名)과 가난이 얼마나 유익한가를 깨닫는다.
나는 지금까지  어떤 염려나 직업 없이 자유 분방하게
군주보다 더 여유 있는 시인의 여유를 지니고 오랜 세월을 지내 왔다.

나는 나 자신을 자연에 맡겼다.
수없이 많은 봄, 여름, 가을, 겨울을 살면서
마치 그 계절을 사는 것 이외에는 다른 할 일이 없는 사람인 양 살아왔다.
예를 들면 나는 주로 꽃과 함께 이삼 년을 보내기도 했다.
꽃들이 피는 모습을 보기 위해 나를 속박할 아무 직업도 갖지 않았다.
나는 잎들의 색조가 변하는 모습을 관찰하기 위해
가을 한철을 보낼 여유를 가질 수도 있었다.

아, 나는 고독과 가난으로 얼마나 풍성해질 수 있었던가!
나는 이 점을 과장할 수 없다.
나는 어떻게 해야 이점을 즐길 수 있을지 모르겠다.
만일 세상이 기대하는 바대로 나의 무명과 가난이 상실될 위험에 있다면 말이다.
내가 강연하러 집 밖으로 나간다면 잃어버린 겨울을 어떻게 회복할 수 있겠는가?
그것은 나의 휴가였다. 나의 성장과 확장의 계절이었고 일종의 연장된 젊음이었다.  

댓글 1

  • 손병목
    안녕하세요~ 참 오랜만입니다.
    안 그래도 가끔 신천님의 홈페이지에 들러 간간이 글을 읽었습니다. 토함산이며 영덕, 영양 등을 다녀오신 글을 읽으며 참 행복하게 사시는구나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조지훈 생가 사진 중에 가마솥이 있는 흙으로 된 부엌을 보면서 어렸을 적 방학때마다 가서 놀았던 안동의 외가(제가 태어난 곳)이 생각났습니다. 문득 그곳에 한 번 가보고 싶었습니다.

    이번 주부터 독서노트를 다시 쓰기 시작했습니다만 요즘 들어 시간적 여유가 거의 없습니다. 신천님 말마따나 막 써대려고 했는데, 정말 그러고 싶은데 그러지 못하고 있습니다. 연말까지는 휴일도 없습니다. 해야할 일들이 그야말로 '산더미'처럼 쌓였습니다. 그 무엇보다 육체적으로 힘이 듭니다. 아침에 가서 밤 늦게 돌아옵니다. 주말이라고 해서 예외도 없습니다. 책을 읽고 글을 쓸 시간이 턱없이 부족합니다. 신천님의 이 글을 읽고 코멘트 하나 다는 데도 사나흘이 걸렸습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그럴수록, 작은 시간 읽고 쓰는 것이 참으로 즐겁습니다. 바쁜 일 좀 끝내고 아내와 어디 여행이나 가볼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사람 사는 모습은 정말 다양한 것 같습니다. 우리 부부에게 '여행'이라는 말은 참으로 생소합니다. 신천님에게는 무엇보다 자연스럽고 친근한 그 단어가 우리 부부에게는 그러하지 못합니다. 스승이 있어 즐겁다는 공자의 마음을 이해하게 됩니다. 느리지만 여유와 행복으로 가득찬 삶을 사는 신천님이 있기에, 그렇게 사는 것도 괜찮겠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그리고 알게 모르게 그런 삶을 닮아가려고 하는 저를 발견합니다.

    이제 출근해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