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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노자와 장자에 대하여




노장사상(도덕경과 장자의 중심사상)이 꽤 어렵게 생각되는가 보군요.
류시화는 20대에 장자를 옆구리에 끼고 다녔다고 하던데요.
우선 노장사상에 대하여 병목님이 너무 어렵게 접근하는 것은 아닐지 모르겠네요.
우선 쉽게 접근해 보시면 좋겠습니다.
전문가도 아니고 그냥 지적호기심으로 배운 것을 써봅니다.

제 경우 여러권의 도덕경과 해설서를 읽어 보았습니다.
그리고 도올의 강의도 들었습니다.
다석 유영모 선생의 도덕경도 읽어 보았습니다.
한글로 가장 잘 번역해 놓은 것이 도올의 노자 도덕경이라는 생각입니다.
도덕경 안에는 구절 구절이 황금률과 같은 빛나는 말씀들이 많습니다.

도덕경의 상선약수를 놓고 장일순선생과 이현주선생이 대화를 나눕니다.
  

上善若水., 水善利萬物而不爭, 處衆人之所惡, 故幾於道.

(상선약수., 수선리만물이부쟁, 처중인지소악,고기어도/ 노자 도덕경 8장)  

"지극히 착한 것은 마치 물과 같다. 물은 만물을  이롭게 하면서도 다투지 아니하고,
많은 사람들이 싫어하는 (낮은)곳에 처하니, 그런 까닭으로 도에 가깝다 하리라."




♣ 물한테는 물 고유의 형태가 없지요.
모난 그릇에 담기면 모난 모양을 하고 둥근 그릇에 담기면 둥근 모양을 하고
뜨거운 곳에서는 증기로 되고 추운 곳에서는 얼음이 되고...

▶ 에고가(ego)가 없는 거지.
에고가 없기 때문에 뭐냐하면 모든 것한테 도움을 주는 짓을 할 수 있단 말이야.
그런데 많은 사람들이 남에게 도움이 되는 짓을 힘들어 하고 고달퍼 해. 그래서 싫은 거지

♣ 옳습니다.

▶ 그런데 물은 언제나 낮은 자리, 따로 '자기'라는 게 없는 자리,
그런 자리에서 모든 것을 대하니까 자연 모든 것을 이롭게 한다는 그런 말이지.
그러니까 다투지 않아. 남을 도와주면서 다툴 수 있겠는가?

♣ 그런데요, 세상에서는 이렇게 뚜렷한 '자기'를 세우지 못하고
    낮은 자리에 처하는 사람을 업신여기지 않습니까?

▶ 업신여기지.
그래서, 사람들한테 업신여김을 당하고 비웃음을 당하지 않으면 그게 道가 아니라는거야.

♣ 그런데도 세상은 자꾸 높은 곳으로 올라 가라고 가르칩니다.
예수님 그리고 성현들이 보여 주신 길은 낮은 곳으로 낮은 곳으로 내려가는 길인데 말입니다.
이제는 성직자도 선생도 모두들 높은 자리 올라가려고 안달을 합니다.

▶ 노자도 사도바울도 "너희는 세상의 어리석은 자" 되라고 하지 않았는가?


여기서 道는 바른 길이 아닐까 싶습니다.
道란게 여러 가지 뜻을 지니고 있습니다만
우선 '바른 길'이라고 생각을 하시면 편안합니다.
道는 길도 아니겠습니까.

도가도 비상도라는 말에서의 도는
지극한 진리=상제=한울님=바른길=우주만물의 주인(어머니)=조물주
뭐 이런 다양한 뜻을 내포하고 있다고 하더군요.
그쪽에는 아직도 확연히 들어오지 않습니다.
도덕경의 말씀처럼 가물가물하지요.

여기서 [이것이 바로 한울님이다. 지극한 진리다. 상제다.]라고 밝히거나
이름을 지을 때 그것은 이미 지극한 진리나 한울님이 아니라는 거지요.
무한을 유한에다가 한정시킬 수는 없다는 표현이 아닐까 싶습니다.
제가 표현력도, 아는 것도 부족하여 이렇게 겅중겅중 대충 넘기겠습니다.

너무 어렵게 들어가지 말고 쉽게 쉽게 노장사상을 배우면 좋겠습니다.
물론 하루저녁 읽고 배울 노장이 아닙니다.
적어도 몇년은 책을 들고 보고 또 봐야 제 맛을 조금 느낄 수 있지요.


장자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장자는 정말 재미있는 대목이 너무 많습니다.


큰 지혜는 한가하다.

큰 지혜는 한가하지만, 작은 지혜는 뭘 자꾸 따지느라 바쁘다.
큰 말은 조용하지만, 작은 말은 시끄럽다.

잠들면 꿈을 꾸고 깨어나면 바쁘게 설치니, 도대체 쉴 틈이 없어,
날마다 마음다툼이 생길 수 밖에 없으니, 안절부절 하거나 엉큼하거나 까다롭고,
작은 일에도 놀라고 큰 일이 닥치면 넋을 잃는다.
옳고 그름을 가릴 때도, 마치 당겨진 활시위에 매인 화살처럼, 급하고 일방적이다.
뜻을 세워 하는 일도 기어이 하고 말겠다는 욕심 하나로 사니,
육체와 정신이 망치게 되고, 이 길로 빠지면  되돌아올 줄 모른다.
이렇게 얽매여 갇히게 되면, 죽게 된 늙은이처럼,
되돌릴 가망이 전혀 없게 되는 것이다. - 장자 <제물론>
                                      
♣ 큰 사람은 한가하고 조용하지만, 작은 사람은 시끄럽습니다.  
장자의 이 말씀에 우리 자신을 비추어 보면,
우리 자신의 성숙 정도를 어느 정도 가늠해 볼 수 있을 것입니다.
나는 어느 정도 한가한가? 나는 어느 정도 조용한가?
나는 어느 정도 바쁜가? 나는 어느 정도 시끄러운가?
밤낮으로 바빠서 쉴 틈(여유, 여백, 안식, 비움)이 없는 것이 모든 병의 원인입니다.
<정호경 신부 해설>


장자에는 [빈 배] [호접몽] [가죽나무] [싸움닭] [물고기의 비유] 등등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우화를 통해 인간세상의 바른 길을 생각하게 합니다.
노장 사상의 무위자연사상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노자를 읽어보고 갑갑하시는 것 같아 장시간 글을 썼는데 도움이 되셨으면 합니다.
도움이 안되어도 뭐 괜찮습니다.

기왕 한가지 더 보태고 끝내겠습니다.
이런 대목은 바로 이해가 되지 않을까 싶어서요.
바른 길(道)이란 바로 말이 싸움터에 나가지 않는 거랍니다.
그러니 도에 대해 뭐 그리 어렵게 생각할 것 없습니다.
맨아래 왕필의 글은 기억나시겠지요.



天下有道 走馬以糞  天下無道 戎馬生於郊
禍莫大 於不知足  咎莫大 於欲得
故知足之足 常足矣

세상이 바른 길(道) 있으면
말의 쓰임새라야 똥뿐이다.

세상이 바른 길에서 멀어진다면,
마을 가까이에 싸움 말을 기른다.

넉넉함이 무엇인지 모르는 것보다
더 큰 화禍가 없다.

욕심을 부리는 마음보다
더 큰 잘못은 없다.

지금 넉넉함이 넉넉한 줄을 알면
늘 넘치는 넉넉함이 있다.

(노자 도덕경 46장)



                                                                
밖에서 구하지 않고 자기 내면을 닦는다.

天下有道 知足知止
無求於外 各修其內而己

天下無道 貪欲無구
不修其內 各求於外

천하에 바른 도가 있으면 만족한 줄 알고 그래서 멈출 줄 알게 되고
밖에서 구하지 않고 각자 안으로 자기 몸을 닦는다.

천하가 무도하면 끝없이 탐욕하여
자기 내면을 돌아보지 않고 밖으로만 구한다.  
<왕 필>
                                    
    

댓글 4

  • 손병목
    좋은 말씀 정말 감사합니다.
    먼저 책 읽는 자세부터 바꿔야겠습니다. 여타의 철학서적처럼 논리적으로만 생각해서 될 것이 아닌 것 같습니다.
    비판적이 아닌 스폰지처럼 최대한 그 내용을 흡수한다는 자세로 하나하나 의미를 새겨가며 읽어야겠습니다. 설사 그 뜻이 처음에는 통하지 않는다고 하더라고, 그것은 나의 경험이 일천하고 사고의 깊이가 깊지 못하기 때문이라 여기고, 두고두고 봐야할 것 같습니다.
    다른 건 몰라도 노자나 장자의 고전은 이렇게 봐야할 것 같습니다.
  • 신천
    道통 모르시겠다는 글을 쓰셔서,
    그냥 쉽게 道는 '바른 길'이라는 말을 하고 싶었나 봅니다.
    제 경우 노장사상을 통해서 내면의 평화를 얻었다고 말씀드릴 수 있겠습니다. 내면의 평화와 행복함 이거 정말 중요하지요. 그러니까 밖으로의 인연과 평화와 행복보다 먼저 지녀야 할 것이 내 안에서 나 자신의 평화와 행복이 먼저이지요. 내심무천(內心無喘)하라는 말이 안으로 헐떡거림을 다스리라는 말씀입지요. 병목님께서도 앞으로 독서를 통한 지식공유가 내면의 기쁨과 행복이 넘치는 작업이 되시길 바라면서 지켜보고 싶습니다.
  • ispert
    저 경우는 장일순선생과이현주목사의 대담형식의 도덕경 풀이가 가장 맘에 들었습니다. 쉽게 잘 풀어 쓰신것 같더라구요. 장자에 관한 좋은 책 추천 부탁드립니다.
  • 신천

    Inspert님. 그러셨군요.
    저도 3권으로 나누어 낸 노자이야기를 아마 열번도 더 읽어 본 것 같습니다. 그냥 편안하더군요. 장자 외편 내편 잡편 등여러책들이 있습니다. 수백년 아니 천년이상 걸쳐서 편집된 책이 아닐까 싶습니다. 제 경우는 전체를 읽어 나가면서 괜찮은 대목에는 동그라미를 쳐 두었다가 나중 다시 보는 방법을 취했습니다. 쉽게 접근하는 법이 장자와 친해질 수 있는 법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