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members.net 아카이브 · 2002–2009

공부습관 Q&A 모음 (부모2.0)

[초1] 문제 풀 때 집중 못하고 덜렁대는 아이

두번째 질문 올립니다

아이가 1학년 입학하고 4번정도 시험을 치뤘습니다
단원 평가...시험이라고 하기엔 그렇지만 ..
아직은 시험이라고 해도 연습단계라 생각하고 마음을 비워 가르치려고 해고 있습니다..

헌데 도저히 제가 아이를 이해 못하고 서두르는 것인지,,아이가 기초적인 문제가 있는것인지,,(제 생각에는 우리 아이가 다듬어 지지 않은 문제가 있다고 보는데)

문제를 풀어 오는 것에 5번정도 풀경우 6.7번을 띄어 다음 문제를 푼다든지 하는 덜렁?? 거림을 정말 참을 수 없을정도로 한숨이 나오네여
정말 쉬운 문제도 질문이 길다보면 좀 헷갈려 하고 어려워 하는것 같아여 집에서 풀어오던것도 아주 쉬운 문제도 읽지를 안고 답을 쓰는 것처럼 틀려 오는 경우가 있어여 ..게다가 실수 투성이 입니다 어쩜 그렇게 덜렁이는 건지,.,,천천히 읽으면 되는것인데,,
아직 훈련이 되질 않아 그렇다고 하는데 (남들은) 제가 보기엔 이것이 습관이 되어
앞으로 학습에 문제가 되질 않을까..싶어서 입니다

학습지로 풀어본 문제인데 학교에서 같은 문제가 나오면 틀리더라구여,,
집중력과 ,꼼꼼함이 없는데 이걸 고치려면 제가 무엇을 어떤 방법으로 도와주어야 하는것인지,,
며칠 머리를 짜도 답은 하나 반복 연습 말고는 답이 없어여 헌데 반복이 되다 보니 아이가 머리아프다 배가아프다 부담스러워 합니다

제가 아이에게 최대한 좋은 학습 지도 방법이 어떠한 것인지 이런경우 취해야 할 태도를 문의 드립니다


[답변] 손병목 | 학부모 포털 부모2.0 대표 www.bumo2.com

안녕하세요.

집중력과 꼼꼼함이 떨어지는 아이로 인해 마음고생이 심한 것 같습니다.
지난 2월의 질문과 내용은 다르지만 본질은 같습니다.

엄마는 아이 보기가 참 답답하지만, 그러나 현재와 같은 시선으로 아이를 바라보면 결코 아이에게 긍정적인 공부 경험을 만들어 줄 수 없습니다. 엄마가 바라는 아이의 모습과 현재 아이의 모습, 그 간극이 매우 큽니다. 당연히 엄마로서 걱정되고 안타까운 마음을 넘어 답답하고 화가 나는 지경에 이르게 된 거죠.

이러한 시각으로는 결코 아이 문제를 해결할 수 없습니다. 아니, 아이는 '문제'가 없습니다. 문제가 있다고 느끼고 있는 엄마의 시선을 먼저 바꾸지 않는 이상, 엄마가 생각하는 아이의 문제는 해결되기 매우 힘이 듭니다.

남의 아이가 아니라 내가 낳은 '내 아이'를 다루기 때문에 더욱 힘이 드는 것입니다. 욕심이 많이 생깁니다. 욕심을 버리자는 것이 아니라, 단시간에 '내가 바라는 대로' 아이가 바뀌기를 바라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그건 원래부터 불가능한 것이기 때문입니다. 다른 아이들처럼 이런 점에서는 이렇게 했으면 좋겠고, 저런 면에서는 저렇게 되었으면 좋겠다는 그 바람이 아이와 엄마를 힘들게 만들고 있습니다.

어머니께서 원하시는 답변이 될지 모르겠지만, 제 생각을 말씀 드리겠습니다.

질문 내용을 요약하자면, 아이가 집중력이 떨어지고 꼼꼼하게 문제를 푸는 습관이 안 되어 있는데 이것을 고치려면 어떻게 해야하는지를 묻고 있습니다. 맞죠?

그런데 이 질문 자체가 이미 아이를 상당한 문제아로 전제하고 한 것입니다. 집중력, 그리고 문제를 차분히 푸는 습관은 아직 만들어지지 않은 습관입니다. 원래부터 없었던 거죠.

처음부터 집중력이 있고, 차분히 문제를 푸는 아이는 없습니다. 차차 그렇게 되어가는 것입니다. 따라서 집중력과 꼼꼼함이 없다는 것은 고쳐야 할 것이 아니라, 조금씩 조금씩 다듬어 나가야 할 것들입니다. 문제는 아이들마다 집중력이 길러지는 속도가 '매우' 다르다는 것입니다.

현재 아이가 문제를 풀 때 덜렁대는 태도의 원인은 정확하지 않습니다. 아이의 원래 성향이 그러한 것인지, 아니면 지금까지 교육 또는 양육 과정에서 그렇게 만들어진 것인지, 심층 인터뷰를 하지 않은 이상 정확한 원인을 알 수 없습니다.

만약 원래 성향이 그러하다면, 엄마의 기대보다 훨씬 긴 시간을 기다리고 또 기다리셔야 합니다. 마치 에디슨이 그러했듯이, 그리고 수많은 '대기만성형' 아이들이 그러했듯이, 다른 아이들에 비해 많이 덜렁대고 산만한 것을 있는 그대로 지켜봐줄 수밖에 없습니다. 아이를 믿고 기다리며, 현재 수준에서 아이가 즐거워하는 선에서 공부를 지도할 수밖에 없습니다. 다른 사람들이 손가락질해도 엄마만큼은 믿고 기다려야 합니다.

아이를 바라보면서 엄마가 화가 나는 이유는, 아이가 엄마의 '기대'되로 따라주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그 '기대'가 과연 정당한가,하는 것입니다.

천천히 읽으면 되는데 빨리 읽어버리고, 이미 풀어본 문제인데 학교에서 또 틀리고... 이것을 엄마는 못 봐준다는 것인데, 그렇다면, 아이가 왜 대충 읽고, 예전에 풀어봤던 문제를 학교에서 틀려서 오는지에 대해 그 원인을 명확하게 아시나요?

아마 아무도 모를 것입니다. 아이도 모르고, 그것을 지켜보는 엄마도 모릅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아이가 엄마를 골탕먹이기 위해서 그런 것도 아니고, 일부러 답을 틀리기 위해서 그런 것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무언가 원인이 있는데 그것을 아무도 모르는 것뿐입니다. 문제를 풀 때 모든 아이는 점수를 잘 받고 싶어합니다. 이것만큼은 의심하지 말자는 거지요.

엄마가 아이에게 바라는 것이 무엇인지 스스로 깊게 생각해 보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그 선택은, 다른 하나를 포기하는 것을 전제로 합니다.

현재 아이의 성향이 덜렁대고 산만한데, 이것을 단기간에 바로잡으려면 부득이하게 마찰이 생길 수밖에 없습니다. 그 과정에서 아이는 공부에 대해 부정적 경험을 하면서 급기야 엄마에 대한 원망까지 쌓이게 될 것입니다. 이것은 어쩔 수 없는 선택입니다.

결혼 초에 아내의 성격을 남편이 억지로 바꾸려고 하거나, 아내가 남편의 성격을 억지로 바꾸려고 하면, 파탄에 이르게 된다는 것을 이미 경험하여 알고 계실 것입니다. 가장 좋은 방법은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뿐입니다.

성향은 결코 단기간에 바뀌지 않습니다. 때론 평생 바뀌지 않는 성향도 있습니다. 그러나 문제를 차분히 풀고, 같은 실수를 두 번 하지 않도록 노력하는 것은, 만들 수 있는 습관입니다. 지금까지 없었던 습관이기 때문에 바꾸는 것이 아니라 새로 만드는 거죠.

1. 문제를 풀 때 건너띄는 덜렁거림에 대한 해결

단언컨데, 초등학교 졸업하기 전까지 자연스럽게 해결되는 문제입니다.

지금 그 덜렁거림에 화를 낸다고 해서 금방 바뀌지 않습니다. 아마 문제만 덜렁대며 푸는 것이 아니라 생활 곳곳에서 그런 현상이 있을 것입니다. 그 전반적인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이 문제 역시 해결이 쉽지 않습니다. 그 원인은 너무 많아 일일이 열거하기가 힘들 것 같네요.

2. 정말 쉬운 문제인데도 지문이 길면 헷갈려 하는 문제

엄마가 보기에 쉬운 것이고, 아이는 아직 그 긴 지문을 제대로 읽고 이해하는 능력이 모자라기 때문입니다. 또한 긴 지문을 편안한 마음으로 차분하게 읽을 수 있는 습관이 들지 않은 탓입니다. 실은 위 1번과 같은 문제입니다. 글을 차분히 읽을 수 있도록 평소에 정독습관을 염두에 두고 책 읽어주기를 꾸준히 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3. 이미 풀어본 문제인데, 학교에서 틀릴 경우

과거에 풀어본 문제와 현재의 문제가 비슷하거나 같다는 것을 전혀 인지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실수가 아니라, 문제를 적극적으로 해결하려는 의지와 습관이 들지 않은 탓입니다.

위 세 가지 문제에 대한 해결책은 따로 있지 않습니다. 긴 호흡으로, 멀리 내다보며, 작은 변화에 만족하며 아이를 지도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아이에 대한 '믿음'이 전제되지 않으면, 이런 아이를 변화시킨다는 것은 매우 힘이 듭니다.

6월 중에 아마, 몇몇 학부모님만 모셔서 좌담형식의 부모교육 프로그램이 생길 것입니다. 시간이 된다면 그때 오셔서 깊은 얘기를 나눠보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