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members.net 아카이브 · 2002–2009

공부습관 Q&A 모음 (부모2.0)

[초4] 과학자가 꿈인 아이, 과학고를 보내야?

안녕하세요
저번 부산강연때 손병목 선생님 강의 잘 들었습니다.

우리 아이는
과학자가 되는게 꿈이랍니다.

어린 시절 꿈이란 커가면서 많이 바뀔 수 있다는 건 알고 있지만...

그렇게 되기 위해선 어떻게 해줘야 하는가
부모로서 많이 생각하게 됩니다.

과학자가 되려면 과학고 가는 것이 좋겠고
과학고에 들어가려면 수학.과학을 선행을 많이 해야한다 하는데
도대체 어느 정도 선까지 해야하는지
또 영재원 과정을 수료하면 가산점이 있다는데
어느 정도 해야 영재원에 들어갈 수 있는지...

우리 아이는 책만 많이 읽은 조금 똑똑한 아인데
괜히 애만 잡는게 아닌지...

심란한 마음이 많이 듭니다.

책은 어린시절부터 많이 읽어주고 읽고 해서인지
약간 문자중독이 아닌가 의심스러울 정도로 봅니다.(자랑이 아니고요)
책을 읽는 게 너무 행복하다고 합니다.
그래서 그런지 국어는 따로 공부안해도 점수 잘 받아옵니다.

영어는 현재 3년째 잠수네 영어공부법으로 집에서 진행하고 있고요
(아주 못하지도 아주 잘하지도 않은 보통)

학교성적은 노력하는 거에 비해 잘하는 편이에요
이해도 빠른 편이고요

사회나 과학은 학교수업에서 거의 다 소화하고 옵니다.
(배경지식이 있어서 그런 것 같습니다.)

수학은 집에서 하는데 따로 선행을 안하고 근근히 한 학기전 방학에
다음 학기 연산정도만 하고 있어요.
학교시험에서 100점이나 하나 틀리는 정도이지
너무나 수학적인 감이 뛰어나거나 하는 건 아닌 거 같네요
(솔직히 이 부분이 걸려요)

잠수네에서 권장하는 영어2-3시간과 수학30분-1시간 정도
운동하는 시간을 빼면
책 읽는 시간도 부족합니다.

어느정도 선에서 과학고를 준비해야하나요?
천재 수준이 아니라면 일찌감치 포기해야 하는지,,,
그냥 편하게(?)마음 먹고
큰 선행없이 지금처럼
공부를 진행하는 게 아이를 위한 길인지
넋두리겸 질문드려 봅니다.


[답변] 손병목 | 학부모 포털 부모2.0 대표 www.bumo2.com

어머니의 걱정을 십분 이해합니다. 아이보다 오히려 어머니께 위안과 격려의 말씀을 드려야겠습니다. 아이의 장래를 생각하며, 혹시 나의 뒷바라지가 부족하여 더 좋은 기회를 놓치는 것이 아닌지 늘 걱정을 하고 계실 테니까요.

그러나 이런 것도 원칙 중심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러면 문제는 한결 간결해집니다.

과학자가 꿈이다. 그러면 과학고를 가야 하는가?

아닙니다. 과학고를 거치지 않고도 과학자는 충분히 될 수 있습니다. 과학자가 별겁니까? 대학에서 과학을 전공하고, 석박사 과정을 밟으면 과학자죠.

따라서 과학자가 되는 길은 일반고를 거쳐 이공계로 진학하는 것과, 과학고를 거쳐 이공계로 진학하는 방법 두 가지가 있습니다.

대신 이 둘 차이는 매우 큽니다. 그 결과보다 그 과정이 심하게 차이가 납니다.

일단 과학고를 가려면, 입시를 3년 앞당겨 미리 치러야 합니다. 즉 중학교 전 기간이 고등학교 입학을 위한 준비 기간으로 삼아야 합니다. 그리고 또, 입시에 떨어질 수도 있다는 것도 미리 감안하셔야 합니다. 남들보다 3년 앞서 입시준비를 하고, 또 실패의 경험도 미리 할 수 있다는 점을 아셔야 합니다.

과고 준비는 초등 6학년이나 중1 때 시작해도 됩니다. 그 전에 해야할 것은 아이와 함께 꿈을 다져가는 것, 그리고 과학자가 되는 길은 여러가지가 있다는 것, 과학고를 거쳐 가는 방법은 그 중 하나의 방법일 뿐이라는 것, 대신 그 길은 매우 험하다는 것, 고등학교때부터 과학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잔뜩 모여있는 곳으로 간다는 장점이 있지만, 입학하기까지 매우 어려운 과정을 거쳐야 한다는 것을 아이에게 충분히 인지를 시켜야 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전략''''입니다. 이 전략은 매우 구체적으로 세워야 하는 것이므로, 이 짧은 답변을 통해서는 말씀 드리기 어렵습니다.

대신 <과학고를 알면 자녀의 미래가 열린다>는 책을 한번 보세요. 이 책을 보면서 어머니의 마음부터 정리해보시기 바랍니다. 물론 이 책을 읽으면, 가능하다면 과학고에 보내고 싶다는 마음이 들 수 있습니다.

그러나, 아이에 따라 과학고를 비롯한 특목고에 진학한 것이 오히려 독이 되는 아이들이 적지 않습니다. 그런 아이들은 오히려 일반고에서 차근차근 공부해서 대학에 가고, 거기서 더 열심히 노력해 과학자가 되는 길이 낫습니다.

현재 아이의 수준에 대해서는 제가 일부러 언급을 하지 않았습니다. 현재 4학년의 실력으로 과학고를 갈 수 있느냐 없느냐는 아무도 모르기 때문입니다. 과학고는, 영재가 들어가는 곳이 아니라, 중학교 내내 독하게 공부한 아이들이 가는 곳입니다. 물론 개중에는 영재도 있겠지만요.

위에서 추천해 드린 책을 먼저 읽어보시고, 비록 과학고를 꼭 보내는 것이 좋아보이도록 만들어진 책이기는 하지만, 읽어보시고 생각을 정리하시기 바랍니다. 어차피 선택을 해야 합니다. 대충대충 해서는 과학고에 보내기 힘이 듭니다.  따라서 결심이 섰다면 곧 구체적인 준비에 돌입하셔야 합니다.

그러나 아이가 아직 그만한 입시를 감당할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면, 결코 서두르지 마시기 바랍니다. 대개 중1 정도 되면, 과학고에 꼭 가고 싶은 아이와 그렇지 않은 아이가 어느정도 갈립니다. 그때부터 본격적으로 해도 됩니다.

실패에 쉽게 좌절하지 않고 도전 정신이 강한 아이라면, 과학고 도전 그 자체가 경험이 될 수도 있습니다. 혹시 떨어지더라도 일반고에 가서 더 열심히 하는 자극제가 될 수도 있습니다. 물론 이때 부모의 역할은 매우 중요합니다. 실패를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기 위해, 실패의 순간에 어머니의 적극적 노력이 필요합니다.

결국 명쾌한 답변을 드리지 못했네요. 명쾌하게 답변을 드리기 힘든 질문이니, 널리 이해해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