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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다스리는 것은 묵직한 침묵
요즘 들어 자주 반성하는 시간을 가집니다. 거침없이 뒤를 돌아보지 않고 질주했던 최근 몇 해를 반성합니다. 반성은 돌이켜 보는 것입니다. 때론 뉘우침이 뒤따르기도 하고 때로는 흐트러진 마음을 추스려 잠시 흔들렸던 마음을 다잡기도 합니다. 적절할 때에 반성하는 습관이 참 중요하다는 것을 느낍니다. 앞만 보고 달려갈 때 느껴지는 공허함을 채우는 건 깊은 반성, 심성(深省) 뿐입니다.
조용히 읽을 것을 찾다가 헨리 데이비드 소로의 《나를 다스리는 것은 묵직한 침묵》이라는 책을 발견했습니다. 소로의 여러 글들을 엮어 놓은 것인데, 볼품없이 편집된 책이지만 제목이 마음에 들어 골랐습니다.
제 목 : 나를 다스리는 것은 묵직한 침묵
지은이 : 헨리 데이비드 소로 / 최민철 엮음
펴낸곳 : 거송미디어 (초판 출간일 2006.2.15 / 2006.11.20 초판 2쇄를 읽음) ₩8,500
솔직히 말씀드려, 이 책, 재미없었습니다. '재미없습니다'라고 말하지 않는 이유는 훗날 우연히 또 읽다가 감동을 느낄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요즘 들어 그런 상황을 종종 겪습니다. 과거의 내 판단과 느낌의 어설픔 또는 설익음 따위. 그래서 과거형으로 재미없'었'다고 표현한 것입니다.
유일하게 건질 말이라고는 '나를 다스리는 것은 묵직한 침묵'이라는 제목 뿐인 것 같습니다. 그러나 이 문구 또한 본문에서는 보이지 않습니다. 본문에서는 '숲을 다스리는 것은 늘 묵직한 침묵이다'는 표현이 있습니다.
책을 읽으며, 정작 책 내용에는 전혀 빠져들지 못했지만, 그러나 '침묵'이라는 화두를 두고 많은 생각을 할 수 있었습니다.
제 고민의 초점은 '열정'과 '침묵'은 공존할 수 있는가라는 문제였습니다.
열정은 제 삶의 주제입니다. 제 삶에서 열정을 제거하면 저의 본모습이 아니라고 규정합니다. 열정은 마음 내부의 상태이지만, 뜨거움이 있어 주위를 감화시킵니다. 그 열정의 상호작용이 나를 기쁘게 합니다.
침묵은 절언진여(絶言眞如)의 세계로 가는 길목인 것 같습니다. 말로 풀이할 수 없는 진여(眞如), 생각과 문자의 영역을 떠난 진여의 문턱을 넘기 위해 침묵은 꼭 필요한 수행 과정입니다.
해가 뜨면 열정으로 움직이고 해가 지면 침묵으로 반성해야겠습니다.
나를 진지하게 돌이켜보기 위해 요즘 주역을 읽고 있습니다. 오늘은 해가 뜨기 전에 처음으로 진지하게 주역점을 봤습니다. 주역을 점서로써가 아니라 인생에 대한 통찰의 언어로써 보자면, 주역 어느 괘 하나 반성의 도구로 쓰이지 않는 것이 없습니다. 나약한 선택을 위해서가 아니라, 지금 이 순간의 철저한 반성을 통한 미래의 대비를 위해서였습니다.
주역 점을 보기 위해서는 두 가지 선택을 앞에 둔 상태에서의 절실한 질문이 있어야 하는데, 이는 지극히 개인적인 것이니 생략하고, 그 결과만 말씀드리겠습니다.
주역 제19괘인 지택림(地澤臨)괘였습니다.
臨은 元亨利貞하니 至于八月하얀 有凶하리라
'임(臨)'은 크게 형통하고 곧음이 이로우니, 팔월에 이르러서는 흉함이 있으리라
임(臨)은 다스림의 괘입니다. 통상적으로 해석하면 위와 같이 해석하지만, 초아 서대원(草阿 徐大願) 같은 이는 '원형리정'을 인생 전체로 보아, '다스림은 사람 사는 곳에 늘 있는 것이나 무력으로 강하게 다스리는 것은 흉하다'라고 해석하기도 합니다. 팔월은 십이지로 유(酉)월인데, 이를 오행으로 치환하면 금(金)이 되며, 금은 무력을 나타내므로 팔월을 무력으로 다스리는 때로 보았던 것입니다.
어찌됐든 이 괘는 다스림, 통치 또는 리더십에 관한 내용입니다. 그리고 팔월에 이르러 흉함이 있다고 하니, 무언가 경계하라는 말입니다.
왕필의 주석에 의하면, 양이 자꾸 커나가고 음이 사그라지니, 군자는 날로 커지고 소인은 날로 근심스러워지는데, 팔월은 양이 쇠하고 음이 커나가며 소인의 도가 자라나고 군자의 도가 사라지므로 흉함이 있다고 하였습니다.
양이 쇠하고 음이 커나가는 때를 맞아 어려움이 있을 것이니 미리 경계하라는 의미일 것입니다. 군자의 도가 사라지고 소인의 도가 커짐은, 다스림(또는 리더십)의 관점에서 보면 덕치에서 무력통치로 넘어감을 의미합니다. 그러면 흉함이 있다고 경계하고 있습니다.
이어지는 각각의 효사는 함림(咸臨), 감림(甘臨), 지림(至臨), 돈림(敦臨)에 대한 설명입니다. 함림은 순수한 마음으로 하는 정치, 사람들을 감동시키는 리더십입니다. 이는 길(吉)하다고 합니다. 감림은 감언이설의 정치입니다. 남의 비위에 맞추려는 자세입니다. 이로울 게 없다고 합니다. 그러나 나중에라도 깨우치면 괜찮다고 조언합니다. 지림은 지극한 마음으로 하는 정치(리더십)입니다. 허물이 없을 거라 합니다. 지림은 지식과 지혜로 다스리는 것입니다. 큰 사람이라면 누구나 바라는 것이니 길하다고 합니다. 돈림은 돈독하게 다스리는 것입니다. 덕치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도 역시 허물이 없을 거라 말합니다.
비록 지택림괘를 요약하여 정리하였지만, 이 괘를 읽으며 참 많은 생각을 하였습니다. 후에 기회가 되면 또 말씀드리겠습니다.
*
지난번부터 독서노트의 이름을 바꾸어 독서유감(讀書有感)으로 했다고는 하지만, 책 소개는 거의 않고 지나치게 제 감정만 늘어놓았습니다. 양해를 부탁드립니다.
조용히 읽을 것을 찾다가 헨리 데이비드 소로의 《나를 다스리는 것은 묵직한 침묵》이라는 책을 발견했습니다. 소로의 여러 글들을 엮어 놓은 것인데, 볼품없이 편집된 책이지만 제목이 마음에 들어 골랐습니다.
제 목 : 나를 다스리는 것은 묵직한 침묵
지은이 : 헨리 데이비드 소로 / 최민철 엮음
펴낸곳 : 거송미디어 (초판 출간일 2006.2.15 / 2006.11.20 초판 2쇄를 읽음) ₩8,500
솔직히 말씀드려, 이 책, 재미없었습니다. '재미없습니다'라고 말하지 않는 이유는 훗날 우연히 또 읽다가 감동을 느낄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요즘 들어 그런 상황을 종종 겪습니다. 과거의 내 판단과 느낌의 어설픔 또는 설익음 따위. 그래서 과거형으로 재미없'었'다고 표현한 것입니다.유일하게 건질 말이라고는 '나를 다스리는 것은 묵직한 침묵'이라는 제목 뿐인 것 같습니다. 그러나 이 문구 또한 본문에서는 보이지 않습니다. 본문에서는 '숲을 다스리는 것은 늘 묵직한 침묵이다'는 표현이 있습니다.
책을 읽으며, 정작 책 내용에는 전혀 빠져들지 못했지만, 그러나 '침묵'이라는 화두를 두고 많은 생각을 할 수 있었습니다.
제 고민의 초점은 '열정'과 '침묵'은 공존할 수 있는가라는 문제였습니다.
열정은 제 삶의 주제입니다. 제 삶에서 열정을 제거하면 저의 본모습이 아니라고 규정합니다. 열정은 마음 내부의 상태이지만, 뜨거움이 있어 주위를 감화시킵니다. 그 열정의 상호작용이 나를 기쁘게 합니다.
침묵은 절언진여(絶言眞如)의 세계로 가는 길목인 것 같습니다. 말로 풀이할 수 없는 진여(眞如), 생각과 문자의 영역을 떠난 진여의 문턱을 넘기 위해 침묵은 꼭 필요한 수행 과정입니다.
해가 뜨면 열정으로 움직이고 해가 지면 침묵으로 반성해야겠습니다.
나를 진지하게 돌이켜보기 위해 요즘 주역을 읽고 있습니다. 오늘은 해가 뜨기 전에 처음으로 진지하게 주역점을 봤습니다. 주역을 점서로써가 아니라 인생에 대한 통찰의 언어로써 보자면, 주역 어느 괘 하나 반성의 도구로 쓰이지 않는 것이 없습니다. 나약한 선택을 위해서가 아니라, 지금 이 순간의 철저한 반성을 통한 미래의 대비를 위해서였습니다.
주역 점을 보기 위해서는 두 가지 선택을 앞에 둔 상태에서의 절실한 질문이 있어야 하는데, 이는 지극히 개인적인 것이니 생략하고, 그 결과만 말씀드리겠습니다.
주역 제19괘인 지택림(地澤臨)괘였습니다.
臨은 元亨利貞하니 至于八月하얀 有凶하리라
'임(臨)'은 크게 형통하고 곧음이 이로우니, 팔월에 이르러서는 흉함이 있으리라
임(臨)은 다스림의 괘입니다. 통상적으로 해석하면 위와 같이 해석하지만, 초아 서대원(草阿 徐大願) 같은 이는 '원형리정'을 인생 전체로 보아, '다스림은 사람 사는 곳에 늘 있는 것이나 무력으로 강하게 다스리는 것은 흉하다'라고 해석하기도 합니다. 팔월은 십이지로 유(酉)월인데, 이를 오행으로 치환하면 금(金)이 되며, 금은 무력을 나타내므로 팔월을 무력으로 다스리는 때로 보았던 것입니다.
어찌됐든 이 괘는 다스림, 통치 또는 리더십에 관한 내용입니다. 그리고 팔월에 이르러 흉함이 있다고 하니, 무언가 경계하라는 말입니다.
왕필의 주석에 의하면, 양이 자꾸 커나가고 음이 사그라지니, 군자는 날로 커지고 소인은 날로 근심스러워지는데, 팔월은 양이 쇠하고 음이 커나가며 소인의 도가 자라나고 군자의 도가 사라지므로 흉함이 있다고 하였습니다.
양이 쇠하고 음이 커나가는 때를 맞아 어려움이 있을 것이니 미리 경계하라는 의미일 것입니다. 군자의 도가 사라지고 소인의 도가 커짐은, 다스림(또는 리더십)의 관점에서 보면 덕치에서 무력통치로 넘어감을 의미합니다. 그러면 흉함이 있다고 경계하고 있습니다.
이어지는 각각의 효사는 함림(咸臨), 감림(甘臨), 지림(至臨), 돈림(敦臨)에 대한 설명입니다. 함림은 순수한 마음으로 하는 정치, 사람들을 감동시키는 리더십입니다. 이는 길(吉)하다고 합니다. 감림은 감언이설의 정치입니다. 남의 비위에 맞추려는 자세입니다. 이로울 게 없다고 합니다. 그러나 나중에라도 깨우치면 괜찮다고 조언합니다. 지림은 지극한 마음으로 하는 정치(리더십)입니다. 허물이 없을 거라 합니다. 지림은 지식과 지혜로 다스리는 것입니다. 큰 사람이라면 누구나 바라는 것이니 길하다고 합니다. 돈림은 돈독하게 다스리는 것입니다. 덕치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도 역시 허물이 없을 거라 말합니다.
비록 지택림괘를 요약하여 정리하였지만, 이 괘를 읽으며 참 많은 생각을 하였습니다. 후에 기회가 되면 또 말씀드리겠습니다.
*
지난번부터 독서노트의 이름을 바꾸어 독서유감(讀書有感)으로 했다고는 하지만, 책 소개는 거의 않고 지나치게 제 감정만 늘어놓았습니다. 양해를 부탁드립니다.
부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