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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24시간 어떻게 살 것인가
서점에서 읽을 만한 문고판 서적을 찾다가 우연히 이 책을 집어들었습니다. 제목은 《하루 24시간 어떻게 살 것인가》. 언뜻 보더라도 흔히들 말하는 자기관리류의 책입니다. 그런데 분류가 '철학'으로 되어 있었습니다. 노자의 도덕경과 장자, 톨스토이 인생론, 러셀 수상록 등과 함께 샀습니다. 이들 모두 철학서로 분류된 책들입니다.
제 목 : 하루 24시간 어떻게 살 것인가
지은이 : 베넷(A. Bennett) / 이은순 옮김
펴낸곳 : 범우사 (초판 출간일 1995.10.30 / 2004.9.25일刊 2판 2쇄를 읽음) ₩2,800
저자는 아널드 배넷. 20세기 영국 최고의 소설가로 꼽히며, 영국 소설과 유럽 사실주의 문학의 주류를 잇는 중요한 역할을 한 사람이라고, 그렇게 적혀는 있는데, 사실 처음 듣는 이름이었습니다. 소설을 즐겨 읽지 않는데다가 문학을 전공한 것도 아니고, 그러니 유럽 사실주의 문학의 주류가 어떤 건지 알 수 없습니다. 대표작으로, 금세기 최대의 영국 소설로 일컬어지는 《늙은 부인들 이야기》가 있다고 하네요. 이 책은 그가 쓴 《How To Live On 24 Hours A Day》를 번역한 것입니다.
얇은 책이지만, 그래서 더 주의 깊게 읽을 수 있어 다행이었습니다. '철학'이라고 분류된 것에 다소 의아한 생각으로 보기 시작했는데, 얼마 읽지 않아 바로 알 수 있었습니다. 아니, 깨달았다고 표현하는 것이 더 좋겠습니다.
일반적으로 성공학/처세술/자기관리/자기경영학 등으로 불리우는 책들도 '철학서'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이미 이러한 책의 도움을 받아 생각이 바뀌고 생활이 바뀌어 몸소 느끼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제서야 그 사실을 가슴으로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대체로 이렇게 미리 거창하게 운을 떼면 뒷얘기가 재미없어집니다. 책 내용을 말하기도 전에 깨달음이네 뭐네 하면서 벌써 제 감정을 다 드러내고 말았으니, 지금부터 하는 얘기가 그보다 더한 감동을 주어야하는데, 그럴 자신이 별로 없거든요. 이태준이 문장강화에서 "김황원이가 대동강에서 長城一面溶溶水 大野東頭點點山을 짓고는 다음 구가 나오지 않아 붓을 꺾었다는 말이 있다. 첫 한 구에서 할 말을 다해버린 까닭이다."이라고 말한 것은 바로 이같은 경우를 두고 한 말일 것입니다. 일필난기(一筆難記)한 것도 아닌데, 제 글 쓰는 재주 없음을 탓해야 할 것입니다.
계속하겠습니다.
사실 시간을 잘 쓰고 자기 자신을 잘 관리하는 수많은 방법들이 있지만, 작은 깨달음이 먼저 있지 않고서는 모든 방법이 소용 없습니다. 대개 절실함 뒤에 오는 작은 각성이 먼저 있고 난 다음에라야 책 전체를 관통하는 방법론의 핵심을 이해하게 됩니다. 모든 책이 이러한 각성을 일깨우지는 않습니다. 개중에는 수많은 방법은 나열됐으되 그를 관통하는 철학이 부재한 책도 있습니다. 이런 책은 아무리 읽어도 생활에 털끝만큼의 변화도 없습니다. 이런 점에서 아널드 베넷의 《하루 24시간 어떻게 살 것인가》는 훌륭합니다. 전체 분량에 비해 많은 부분이, 이러한 작은 각성에 다다를 수 있는 내용들로 채워져 있습니다. 물론 이는 저 혼자만의 생각일 수도 있습니다.
2장의 첫 소절 제목은 "하루가 24시간이라는 것을 정말로 알고 있는가"입니다.
그 소절의 내용은 하나도 읽지 않아도 상관없습니다. 정말 하루가 24시간이라는 것을 알고 있는지 스스로 자문하면 될 일입니다. 이제서라도 그 사실을 깨달았다면 저자의 모든 말들은, 속된 말로, 피가 되고 살이 되는 말들로 다가옵니다. 그렇지 않다면, 그저 입바른 소리로만 다가올 뿐 내 생활을 조금도 변화시키지 못할 것입니다. 24시간 중 두어 시간을 그저 입바른 소리를 하는 책을 보면서 소비하게 될 뿐입니다.
마지막으로 느낀 것 한 가지만 더. 이 책의 제목은 하루 24시간 어떻게 '살 것인가'입니다. 어떻게 '쓸 것인가'가 아닙니다. 만약 어떻게 '쓸 것인가'라고 했다면 자기관리 또는 처세의 책으로 분류됐을지도 모릅니다. 사는 문제와 쓰는 문제는 근본적으로 다른 것이니까요.
*
읽으면서 줄을 그어 놓은 부분을 옮겨 적습니다.
제 목 : 하루 24시간 어떻게 살 것인가
지은이 : 베넷(A. Bennett) / 이은순 옮김
펴낸곳 : 범우사 (초판 출간일 1995.10.30 / 2004.9.25일刊 2판 2쇄를 읽음) ₩2,800
저자는 아널드 배넷. 20세기 영국 최고의 소설가로 꼽히며, 영국 소설과 유럽 사실주의 문학의 주류를 잇는 중요한 역할을 한 사람이라고, 그렇게 적혀는 있는데, 사실 처음 듣는 이름이었습니다. 소설을 즐겨 읽지 않는데다가 문학을 전공한 것도 아니고, 그러니 유럽 사실주의 문학의 주류가 어떤 건지 알 수 없습니다. 대표작으로, 금세기 최대의 영국 소설로 일컬어지는 《늙은 부인들 이야기》가 있다고 하네요. 이 책은 그가 쓴 《How To Live On 24 Hours A Day》를 번역한 것입니다.얇은 책이지만, 그래서 더 주의 깊게 읽을 수 있어 다행이었습니다. '철학'이라고 분류된 것에 다소 의아한 생각으로 보기 시작했는데, 얼마 읽지 않아 바로 알 수 있었습니다. 아니, 깨달았다고 표현하는 것이 더 좋겠습니다.
일반적으로 성공학/처세술/자기관리/자기경영학 등으로 불리우는 책들도 '철학서'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이미 이러한 책의 도움을 받아 생각이 바뀌고 생활이 바뀌어 몸소 느끼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제서야 그 사실을 가슴으로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대체로 이렇게 미리 거창하게 운을 떼면 뒷얘기가 재미없어집니다. 책 내용을 말하기도 전에 깨달음이네 뭐네 하면서 벌써 제 감정을 다 드러내고 말았으니, 지금부터 하는 얘기가 그보다 더한 감동을 주어야하는데, 그럴 자신이 별로 없거든요. 이태준이 문장강화에서 "김황원이가 대동강에서 長城一面溶溶水 大野東頭點點山을 짓고는 다음 구가 나오지 않아 붓을 꺾었다는 말이 있다. 첫 한 구에서 할 말을 다해버린 까닭이다."이라고 말한 것은 바로 이같은 경우를 두고 한 말일 것입니다. 일필난기(一筆難記)한 것도 아닌데, 제 글 쓰는 재주 없음을 탓해야 할 것입니다.
계속하겠습니다.
- "조금 더 시간이 생기면 그것을 바꿔 보자." 이렇게 자신에게 계속해서 말하지 않는 사람, 혹은 말해 본 적이 없는 사람이 있을까?
더 시간이 생길 리 없다. 우리들에게는 지금 있는 만큼의 시간밖에 없고 그것은 언제까지나 변하지 않는다.
이 함축성 있고 그다지 돌이켜보게 되지 않는 사실을 깨달았기 때문에(깨달은 것은 최근의 일이지만) 나는 매일의 시간을 사용하는 방법을 자세히 연구해 보고 싶은 생각을 했던 것이다. (p.32~33)
사실 시간을 잘 쓰고 자기 자신을 잘 관리하는 수많은 방법들이 있지만, 작은 깨달음이 먼저 있지 않고서는 모든 방법이 소용 없습니다. 대개 절실함 뒤에 오는 작은 각성이 먼저 있고 난 다음에라야 책 전체를 관통하는 방법론의 핵심을 이해하게 됩니다. 모든 책이 이러한 각성을 일깨우지는 않습니다. 개중에는 수많은 방법은 나열됐으되 그를 관통하는 철학이 부재한 책도 있습니다. 이런 책은 아무리 읽어도 생활에 털끝만큼의 변화도 없습니다. 이런 점에서 아널드 베넷의 《하루 24시간 어떻게 살 것인가》는 훌륭합니다. 전체 분량에 비해 많은 부분이, 이러한 작은 각성에 다다를 수 있는 내용들로 채워져 있습니다. 물론 이는 저 혼자만의 생각일 수도 있습니다.
2장의 첫 소절 제목은 "하루가 24시간이라는 것을 정말로 알고 있는가"입니다.
그 소절의 내용은 하나도 읽지 않아도 상관없습니다. 정말 하루가 24시간이라는 것을 알고 있는지 스스로 자문하면 될 일입니다. 이제서라도 그 사실을 깨달았다면 저자의 모든 말들은, 속된 말로, 피가 되고 살이 되는 말들로 다가옵니다. 그렇지 않다면, 그저 입바른 소리로만 다가올 뿐 내 생활을 조금도 변화시키지 못할 것입니다. 24시간 중 두어 시간을 그저 입바른 소리를 하는 책을 보면서 소비하게 될 뿐입니다.
마지막으로 느낀 것 한 가지만 더. 이 책의 제목은 하루 24시간 어떻게 '살 것인가'입니다. 어떻게 '쓸 것인가'가 아닙니다. 만약 어떻게 '쓸 것인가'라고 했다면 자기관리 또는 처세의 책으로 분류됐을지도 모릅니다. 사는 문제와 쓰는 문제는 근본적으로 다른 것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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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으면서 줄을 그어 놓은 부분을 옮겨 적습니다.
- 인생에서 많은 것을 구하는 쪽은 항상 인생을 맛보고 있는 사람들이며, 인생에 눈을 뜨게 하기가 가장 어려운 대상은 결코 침대에서 나오려고 하지 않는 사람들이다.
- 분명한 것은 머리를 써서 무언가 당신의 정열을 일상의 일에만 모두 써버리지 않도록 하는 일이다. 당신의 엔진을 일상의 일에 쓰기 전에(후가 아니다) 먼저 그 이외의 무언가에 쓰는 것이다. 간단히 말하면, 아침 일찍 일어나는 것이다.
- 아침에 눈을 뜬다. 그러면 불가사의하게도 당신의 지갑에는 전혀 손을 대지 않은 신품 24시간이 가득 채워져 있다.
- 오직 가능한 것은 지나가고 있는 현재라는 시간을 낭비하는 일 뿐이다. 내일의 시간을 낭비할 수는 없다. 그것은 당신을 위해서 소중히 간직되어 있다.
- 직업으로서의 일 이외에 무언가를 하고 싶다는 욕구는 어느 정도 정신적으로 성숙한 사람들에게 있어서는 공통된 것이다. (...) 그것은 일종의 보편적인 지식욕이라고도 말할 수 있다. (...) 좀더 충실한 생활을 보내고 싶다는 욕구가 자신 속에 있다는 것을 자각하고 있는 대다수의 사람들 - 그들은 먼저 독서라는 길을 택하고 싶어한다.
-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있지 못하다는 것과 관련해서 떠나지 않는 매일매일의 초조감에서 해방될 근사한 비결을 가르쳐 줄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나는 그러한 멋진 비결을 발견하지 못했다. 그러한 비결은 발견될 수가 없는 것이다.
- 24시간이라는 주어진 시간 속에서 충실하고 쾌적한 하루를 보낼 수 있게 생활을 조정할 때에 명심해야 할 가장 중요한 것은, 그렇게 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이고, 그 때문에 얼마나 많은 희생을 지불해야 하고, 꾸준히 계속 노력해야만 하는가를 냉정히 깨닫는 일이다.
- 많은 노력을 들였음에도 불구하고 돌아오는 것이 적어도 불만을 느끼지 않을 정도의 각오가 되어 있지 않다면 처음부터 하지 않는 편이 좋다.
- 단지 시작하기만 하면 된다. 새삼스럽게 마법처럼 시작하는 방법이 있을 리가 없다.
- 대부분의 실패자들은 (처음부터) 너무 많은 것을 계획한 나머지 실패한다.
- (누구에게도 방해받지 않는 시간인) 전철 안에서 신문을 읽는 일은 그만두어야 한다.
- 매일 아침 30분, 주 6일, 일주일에 3일 저녁 1시간 반씩을 합하면 주 7시간 반이 된다. (...) 7시간 반을 짜내는 것조차 밀림을 개간하는 것처럼 어려운 일이다.
- 집중력을 높이는 연습을 규칙적으로 함으로써(여기에는 아무런 특별한 비결이 없다 - 참을성 있게 하는 것 외에는) 당신은 자신의 사고를 어느 때, 어느 장소에서도 자신의 생각 대로 지배할 수 있다.
- 아무리 책을 많이 읽더라도 역시 자신을 똑바로 응시하는 일은 필요하다.
- 시간을 1분도 허비하지 않고 모두 활용하려 할 때 명심해야 할 것은, 활용할 수 있는 것은 자신의 시간이지 타인의 시간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 두번째의 위험은 자신이 계획한 일에 노예처럼 얽매이게 되는 것이다. (...) 자신이 계획했던 일에 적절한 무게를 둘 것, 즉 지나치게 존중하지도 말고, 소홀히 하지도 말고, 중용을 명심하며 사는 일. 이것은 경험이 없는 사람이 생각하는 것만큼 간단한 일은 아니다.
- 세번째 위험은 지나치게 욕심을 부린 계획을 세운 나머지 다음에 할 일에만 신경쓰느라 차분히 무언가에 몰두할 수 없게 되는 것이다.
부록

댓글 4
왠지 얇아선지 느낌이 더 좋아보입니다.
제의 이름이 너무 자주 등장하는 것도 좀 그래서요.
추석입니다.
내일부터 5일정도 쉽니다. 공장을 끼고 있으면 노는 날도 많습니다. 이런 즐거운 명절을 맞으면 놀고 먹자고 그 갖은 애를 쓰나 하는 생각도 듭니다. 부모님 산소도 이미 다녀왔으니 어디 갈 곳도 없습니다. 지난해에는 일본을 다녀왔는데 올해는 쌓아 논 책이나 읽으면서 한가로움에 젖어 보려 합니다. 한가함에는 시간관리가 따로 필요치 않겠지요.
추석명절 - 안동에 가시나요 - 잘 보내시기 바랍니다.
신천님도 행복하고 넉넉한 명절 연휴 보내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