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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병목의 독서노트

손자병법(孫子兵法)

안녕하세요? 참 오랜만의 독서노트입니다.

지난 주에 휴가가 끝나고 바로 워크샵을 다녀왔습니다. 워크샵 행사 일정에 체육대회도 있고 래프팅도 있었습니다. 평소 운동이라고는 출퇴근할 때 지하철 역 사이를 왔다 갔다 하는 것이 전부입니다. 체육대회 때 겨우 몇 번 뛰고, 저녁에 술 한 잔 하고, 다음날 래프팅을 한 것이 몸에 상당한 무리가 갔나 봅니다. 한 일 년치 운동을 모두 한 것 같습니다.
그래도 주말 내내 쉬었더니 거의 정상적으로 원기회복(?)이 됐습니다.

《손자병법(孫子兵法)》을 처음으로 읽어 보았습니다. 워크샵 가는 길에, 그리고 아침에 조금 짬을 내어 읽었습니다. 손무의 《손자》 완역판임에도 분량은 문고판 사이즈에 150쪽 내외입니다. 원문과 번역, 해설을 모두 포함했음에도 이 정도입니다. 처음에는 오며 가며 볼 생각으로 산 문고판이라 전체 중에서 일부만 포함하고 있는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13편 전편이 모두 들어 있었습니다. '고전'이라는 단어의 무게에 눌려 그 내용 또한 방대할 것이라는 선입견이 있었습니다.


   제   목 : 손자병법
   지은이 : 손무(孫武) / 황병국 옮김
   펴낸곳 : 범우사 (초판 출간일 1986.11.20 / 2004.2.10 재판 1쇄를 읽음) ₩2,800

《손자(孫子)》의 실제 작자는 일반적으로 춘추시대 오나라의 손무(孫武)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원래는 제나라 사람이었으나 오왕 합려 휘하의 명장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일설에는 손무의 후손 중에 전국시대 진(晋)에서 벼슬을 한 손빈이라고도 합니다. 그러나 1972년 산동성에 있는 한대(漢代) 무덤에서 죽간이 발굴되었는데, 그 죽간에서 그때까지 상상 속에서만 존재하던 '손빈의 병법서'가 발견되었다고 합니다. 이로 인해 《손자》는 손무가 남기고, 손빈은 따로 《손빈병법》을 남겼다는 것으로 정리되었습니다.

그러나 이 책의 편역자는 여전히 의심스러운 점이 있다고 쓰고 있습니다. 내용 가운데 전국 시대가 아니면 쓸 수 없는 문장이 있고, 《사기》에 기록된 것 외에 다른 고서에서 손무에 대한 기록이 전혀 없으며, 《사기》에서 조차 그 기록이 매우 간단하여, 심지어 손무의 실재 자체까지 부정하는 학자도 있다고 소개하고 있습니다.

어쨌거나, 그 원래 작자가 누구였든 간에, 《손자》는 2500년의 시간을 흘러 오늘날까지 가장 많이 읽히는 고전 중의 하나로 전해내려오고 있습니다. 제가 비록 이번에서야 처음 읽어보았지만, 이 책에 나오는 주옥같은 명문장들 중 한 두 개씩은 누구나가 이미 접해보았을 것입니다.

전체적으로 문장은 간결하고 아취(雅趣)가 있으며, 그 내용이 병법과 전술에만 한정되어 있지 않습니다. 병법서라고는 하지만 너무나 '비호전적'인 표현은 자칫 읽다가 이 책이 병법서임을 잊을 정도입니다. 전술을 말함에 있어 철학과 세계관이 뚜렷하여, 다른 각도에서 읽으면 인생 전반에 대한 문제까지 포괄적으로 말하는 듯합니다.

모공편은 이렇게 시작합니다.
"무릇 용병의 법은 나라를 온전케 하는 것이 으뜸이요 나라를 깨뜨리는 것은 그 다음이며, 군을 온전케 함이 으뜸이요 군을 깨뜨리는 것은 그 다음이다. (...) 그러므로 백전백승이 가장 좋은 것은 아니다. 가장 좋은 것은 싸우지 않고 적의 군대를 굴복시키는 것이다."

《손자병법》 전편의 모든 내용을 압축하여 단 한 문장으로 표현한다면 모공편의 위 문장이라 할 수 있을 정도로, 저자는 싸우지 않고 이기는 법에 대해 처음부터 끝까지 끊임 없이 강조하고 있습니다.

"병(兵)이란 나라의 대사로서, 사생의 땅이요 존망의 길이니 잘 살피지 않을 수 없다."
"전쟁에 서투르더라도 빨리 끝내야 한다는 말은 들었어도 솜씨를 부려 오래 끄는 경우는 본 적이 없다."
"멀리 원정을 하는 군사로 인해 나라는 가난해지는 것이다."
"최상의 전쟁 방법은 적의 계략을 분쇄하는 것이고, 그 다음은 적과 연합국과의 동맹 관계를 이간시키는 것이며, 그 다음은 적군을 치는 것인데, 가장 서투른 것은 적의 성을 공격하는 것이다."
"전투에 임하여 승리했다는 것은 전투에 임하기 전에 그가 계획하고 처리한 일이 반드시 이길 수 있도록 했기 때문에 이미 전투 전에 압도된 적에게서 승리를 얻고 전투에 임해서는 패배한 적을 이긴 것이다."

이렇게 계속 쓰자면 책 한 권을 다 베껴야 할 정도일 것입니다.
싸우는 방법이 아니라 싸우기 전에 이미 이기는 방법을 논하는 것이니, 병법서가 아니라 오히려 국가 경영서라고 보는 것이 더 타당할 것 같습니다.
현대적인 시각에서 보자면 기업 경영에도 많은 시사점을 줄 것 같습니다. 제가 읽으면서  기업 경영에 도움이 될 것 같아 줄을 그어 놓은 부분 중 일부를 옮겨 보겠습니다.

"전쟁에 능한 사람은 승리를 얻는 데 세(勢)의 작용을 중요시하고 군사 개개인에게 그 책임을 묻지 않는다. 이처름 승리를 좌우하는 세를 만드는 것은 역시 사람이므로 먼저 개개인의 특성에 맞도록 군사들을 적재 적소에 배치하고 승리는 세에 맡긴다. 세에 맡긴다는 말은 군대가 전투를 하게 만드는 것을 마치 나무나 돌을 굴리는 것과 같이 한다는 말이다. 나무나 돌의 성질은 평탄한 곳에 안치해 두면 조용하지만 경사진 곳에서는 움직이고, 네모가 나면 정지해 있고 둥글면 굴러간다. 그리하여 군대를 잘 싸우게 만들려면 천길 높은 낭떠러지에서 둥근 돌을 굴러 떨어뜨리는 것과 같은 형세로 맹렬하게 치닫도록 한다." - 세편 6

"장수가 사졸들을 어린아이처럼 여겨 보살핀다면 사졸들은 위험한 깊은 골짜기까지도 장수를 따라 가게 된다. 장수가 병사를 사랑하는 자식처럼 대한다면 사졸들은 장수와 생사를 함께할 수 있다. 그러나 통솔하는 데 있어서 무작정 사졸들을 후대하기만 하면 부리지 못하게 되고, 사랑하는 것도 정도를 지나치면 명령할 수 없게 되며, 멋대로 굴어도 엄한 징계가 없으면 예컨데 교만한 자식을 기르는 것과 같아서 쓸모가 없다." - 지형편 4

"싸워서 이기고 공격하여 탈취했더라도 그 전공(戰功)을 경계하고 근신하는 마음으로 다스리지 않는다면 그것은 좋지 않은 일이다. 이것은 비류(費留), 즉 군사를 어지럽게 부린 것이며, 함부로 살생한 것에 지나지 않는다." - 화공편 4

고전은 그것을 문자 그대로 담아두는 데 있지 않고, 오늘날에 비추어 현실에 응용함에 있지 않을까요?
비록 150쪽도 안되는 비록 짧은 글이지만, 한 번 읽고 덮어두지 말고 눈에 잘 띄는 곳에 두어, 심심할 때 한 번씩 펼쳐보면, 그때그때 무언가 깨닫는 바가 있지 않을까요?

*
이번 주에도 무언가 기분 좋은 일이 생길 것 같지 않나요?
힘찬 한 주를 맞이하시기 바랍니다.

부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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