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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병목의 독서노트

정본 윤동주 전집

주말을 오랜만에 딸과 함께 보냈습니다. 학교도 아닌데 (어린이 집) 방학을 맞아 그 동안 외가에 가서 외할머니와 함께 지내다 오랜만에 돌아왔습니다. 그 사이 또 큰 것 같고 말도 더 많이 는 것 같습니다. 하는 행동 하나 하나가 귀엽고 사랑스러워, 보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즐거워집니다. 제 딸 이름은 동주입니다.

정본 윤동주 전집을 샀습니다.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가 그의 시 전부였다고 알고 있었는데, '정본' 윤동주 전집이 나왔다길래 샀습니다. 1948년, 1955년, 1976년 세 차례에 걸쳐 편집 발간된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는 윤동주 자신에 의해 출간된 것이 아니라 검증의 과정을 거쳐야 했음에도 그러지 못했는데, 1999년 유가족의 용단으로 드디어 윤동주의 육필 원고를 그대로 실은 《(사진판) 윤동주 자필 시고 전집》이 나왔습니다. 《정본 윤동주 전집》은 이를 토대로 한 원전 '확정' 작업의 결과물이라 합니다.


   제   목 : 정본 윤동주 전집
   엮은이 : 홍장학
   펴낸곳 : 문학과지성사 (초판 출간일 2004.7.14 |초판 1쇄를 읽음) ₩9,000

이 작업을 통해 <창구멍>, <가슴2>,<개2>,<울적>,<야행>,<비 뒤>,<어머니> 등 7편이 추가되고, <오줌싸개 지도>,<곡간>,<참새>,<둘 다>,<산림>,<삶과 죽음>,<벌 헤는 밤>,<아침>,<내일은 없다>,<양지쪽>,<무얼 먹고 사나>,<만돌이>,<아우의 인상화>,<이별>,<한난계>,<자화상>,<눈 오는 지도>,<흐르는 거리>,<사랑스런 추억> 등의 시는 새로운 연이 추가되거나 연의 배치가 달라지거나 과거와는 다른 새로운 텍스트를 원본으로 삼고 있습니다. 그 외에 잘못 옮겨진 어휘나 어구도 바로잡았다고 합니다.

그러나 연의 배치를 바꾸고 새로운 연을 추가하고, 심지어 <별 헤는 밤>의 마지막 연을 삭제했다고 해도 저에게는 별다른 느낌이 없었습니다. 사실 엮은이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면 전 바뀐 사실조차 몰랐을테니까요. 원본 확정 작업이 문학사적으로 분명히 의미가 있는 일임에도 불구하고 저처럼 문학을 업業으로 하지 않는 사람에게 윤동주는 그저 윤동주로 기억될 뿐입니다. 언제 읽어도 숙연해질 수밖에 없는 진실성을 지닌 불멸의 작가로 말입니다. 내 자신이 부끄러워질 때 <자화상>이 생각나고 <참회록>이 생각나고 <별 헤는 밤>이 생각나도록 만드는 그런 시인으로 말입니다.
하여, 제 맘 속에 영원히 기억남을 이름으로 삼기 위해 제 딸의 이름에 윤동주의 이름을 빌어왔던 것입니다.

새벽에 일어나 다시 윤동주를 읽었습니다. <해바라기 얼굴>을 읽다가 예전에 슬기둥이 불렀던 노래가 생각났습니다. 흔히 이 시를 동시로 분류를 하는데 저는 이해할 수 없습니다. 동시라고 하기에는 너무나 슬프기 때문입니다.

김영동님이 만들고 슬기둥이 부른 윤동주의 <해바라기 얼굴>을 링크합니다.
☞ <해바라기 얼굴> 노래 듣기 (소리가 끊어지면 마우스 오른쪽 단추를 눌러 저장해주세요)

사실 시집을 리뷰한다는 것도 좀 그렇고, 게다가 윤동주의 시를 리뷰한다는 것도 말이 안 되는 것 같습니다.
해서, 다시 읽다가 새로운 느낌으로 다가온 시 한 편을 골라 옮겨 적는 것으로 리뷰 아닌 리뷰를 마칠까 합니다.

    내일은 없다
    - 어린 마음이 물은

    내일 내일 하기에
    물었더니
    밤을 자고 동틀 때
    내일이라고

    새날을 찾던 나도
    잠을 자고 돌보니,
    그때는 내일이 아니라
    오늘이더라.

    무리여!
    내일은 없나니
    ……

1934.12.24

부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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