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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병목의 독서노트

대한민국 소비 트렌드

자본주의 사회에서 생존하려면 무엇이든 팔아야 합니다. 그것이 상품이든, 서비스든, 아니면 하나밖에 없는 몸뚱아리든 무엇이든.
회사에서의 고민의 대부분은 '무엇을 팔까'입니다. 무엇을 팔까라는 고민에는 반드시 '무엇이 잘 팔릴까'라는 질문이 선행됩니다. '무엇이 잘 팔릴까' 나아가 이왕 파는 거 '어떻게 하면 잘 팔릴까' - 이는 '트렌드'를 제대로 알아야만 해결 가능한 문제들입니다.


   제   목 : 대한민국 소비 트렌드
   부   제 : 한국 시장을 지배하는 소비 코드 15
   지은이 : 김상일(LG경제연구원 책임연구원)
   펴낸곳 : 원앤원북스 (초판 출간일 2004.9.24 / 초판 1쇄를 읽음) ₩13,000


한국 시장은 참 독특하다고 합니다. 인구당 휴대폰 보유량 세계1위, 화장품 소비량 세계1위, 인구 대비 성형 수술 비율 세계 1위, 세계에서 가장 큰 스타벅스 보유국, 사업 개시 10년도 안 되어 세계 2위 규모의 홈쇼핑 매출이 일어나는 나라, 자본주의 국가 중 유일하게 자국 영화 점유율이 50%를 넘는 나라. 그러면서도 세계 전역에서 승전고를 울리는 글로벌 초일류 기업 가운데 상당수가 유독 한국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는 곳. 예를 들어 월마트나 네슬레나 허쉬나... 이것이 바로 우리가 살고 있는 한국의 소비 지표들입니다.

저자는 한국의 소비 시장 구조를 12가지의 코드로 읽어내고, 마지막으로 현재 진행 중인 3가지 코드를 제시하며, 종국에는 "한국적인 특성을 찾아라"고 조언하고 있습니다. 그에 앞서 세계적인, 보편적인 소비 시장의 트렌드를 3가지로 설명하고 있습니다. 이상의 18가지 코드들은 대개 우리가 이미 알고 있는 것들이며 직·간접적으로 이미 몸으로 경험하고 있는 것들입니다. 이것을 체계적으로 구분하여 정리하고 있습니다. 언뜻 쉬운 듯한 내용이나 결코 그냥 듣고 흘려버리기에는 뭔가 꺼림칙한 화두를 던지고 있습니다. 話頭는 말 그대로 '실마리'일뿐, 고민의 시작이지 종점은 아닙니다.

책에서 말하는 18가지의 코드를 일일이 언급하는 것은 다소 무모한 것 같습니다. 코드의 나열은 또 다른 혼란을 초래할 뿐입니다. (한국 소비 시장의 트렌드를 읽어야할 분들이라면 이 책을 사서 보시는 편이 좋을 것 같습니다.) 대신 저자가 말하고자 하는 핵심인, 현재 진행중인 소비 트렌드와 이것이 암시하는 바를 간단하게 정리하겠습니다.

  1. 오로지 새로운 것만이 이긴다

    [트렌드] 내수 시장은 침체되고, 온라인 시장을 중심으로 양극화는 심화되고 있다. 예를 들어 주요 가전 제품의 보급률은 이미 100%를 넘어섰다. 굳게 닫힌 소비자의 지갑을 열게 하기 위해서는 과거와 유사한 장르의 제품으로는 어렵다.

    [그래서] 완전히 새로운 제품이 아니면 기존의 제품을 처분할 명분이 없다. 신장르 제품 발굴은 선택이 아닌 필수이다! 대박은 필요 없고 적당한 수준의 수익만 얻겠다는 생각으로는 시간이 갈수록 힘들어질 것이다. 소비자들이 눈길을 안 주기 때문이다.

  2. 중저가 명품 시장의 트레이딩 업, 그 이후

    [트렌드] 초기 명품 시장의 퇴조가 보인다. 대신 기존 브랜드 가치를 훼손하지 않으면서 대중의 명품 수요를 충족시켜주는 제품, 매스티지(mass + prestige; 명품의 대중화 = 중저가 명품?)가 확산될 것이다. 명품과 매스티지의 핵심은 차별화된 감성 가치다. 브랜드 가치여도 좋고, 남들이 쉽게 접근하지 못하는 고가격이어도 좋다. 이 조건을 만족하면 굳이 긴 역사를 가진 고전적 명품 브랜드가 아니어도 소비자에게 충분히 어필할 수 있다. 매스티지 이후의 시장 대세를 한마디로 요약하면 '새로운 감성 가치와 저렴한 가격'이다. 2가지 가치가 함께 공존해야 한다. (저자는 책 곳곳에서 'OR가 아니라 AND이다'라는 것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탑 모델을 내세운 저가 화장품 미샤가 대표적입니다.)

    [그래서] 가격 인하만으로는 저가 시장에서 성공하기 어렵다. 또한 귀족 마케팅의 일반화도 경계해야 한다. OR로는 어렵다. 반드시 AND여야만 한다. 이유없이 충성하는 소비자는 없다. 우리 회사가 OR로밖에 제공하지 못하는 조건들을 AND로 제공하는 기업이 있다면 머지않아 거대한 역풍에 대비하고 있는 게 좋다. (이것이 이 책 전체의 주제인 것 같습니다.)

  3. 웰빙 열풍은 계속된다

    [트렌드] 말이 필요없다. 대한민국은 웰빙 열풍이다. 유사한 개념 중에 가장 빈번하게 언급되는 것이 미국판 웰빙인 로하스(Lifestyle of Health and Sustainability ; 건강과 함께 환경 보존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생황 방식)다. 웰빙은 이기적인 소비 니즈인 반면 로하스는 이타적인 성격이 강하다. 우리나라의 웰빙이 미국의 로하스로 자연스레 가는 과정은 아마 없을 것이다.

    [그래서] 현재 진행 중인 웰빙의 모호하고 다중적인 개념은 시간이 지나면서 좀 더 구체적으로 정리될 것이다. 환경 오염의 심화, 고령화 사회의 진입 등 여러 여건들은 시간이 갈수록 실질적인 소비 니즈로서 웰빙에 힘을 실어줄 것이다. 구체적으로 대중화 특성과 감성 특성이라는 웰빙의 진화 모습을 그려보고 대응해야 한다.
책을 덮고 생각을 했습니다.
OR로는 어렵다, AND여야만 한다 - 이 결론이 달갑지 않습니다. 결국 '하나로는 안 된다, 모두여야 한다'는 것인데, 말이 쉽지 실현하기에는 너무나 힘든 과제입니다. 다만 다음과 같은 저자의 말에 희망을 얻습니다.

"꿈틀대는 잠재 소비 욕구들의 길목에 물꼬를 터줄 궁리에 몰두하자. 우리 앞에 허다한 성공 신화들이 있지 않은가. 굳이 새로운 제품, 새로운 서비스를 찾기 위해 노력하지 않아도 된다. 어딘가 소비 욕구와 대상 제품의 연결을 가로막는 허들을 깨는 과정에 금맥이 기다리고 있다."(p.249)

부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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