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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손병목 (2009-06-28 06:57:27, Hit : 5748, Vote : 9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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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bject  
   가르쳐주는 게 하나도 없는 아빠
"잘했다" 바꿔 쓰기 훈련

강연 때 “아이가 100점을 맞았다면 어떻게 칭찬하실 건가요?”하고 물으면 이구동성으로 “잘했다.”라고 말한다. ‘잘했다’의 반대말은 ‘못했다’이다. 잘했다, 못했다는 건 평가다. 아이는 학교에서 시험 결과를 가져오면, 엄마가 그 수준을 다시 평가한다. 아이에게는 학교에서의 성적보다 그 성적을 평가하는 엄마의 말을 더 민감하게 받아들인다.

‘잘했다’는 말 자체가 잘못된 건 아니다. 무엇을 잘했냐는 것이 핵심이다. 점수를 잘 받아왔을 때 ‘잘했다’고 말하는 건, 말 그대로 결과를 잘 받아왔다는 말이다. 집에서는 제발 결과만으로 평가하지 말자.

몇 년 전부터 나는 아이에게 '잘했다'는 말을 가급적 쓰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있다. 그림을 예쁘게 그려도 '잘~ 그렸다', 성적이 좋으면 '잘~ 했다', 숙제를 제대로 해놔도 '잘~ 했다', 늘 이런 식이었다. 어느 날 문득 내가 아이에게 칭찬할 말이 겨우 이것밖에 없는가하는 생각이 들었다.

좋은 점이나 착하고 훌륭한 일을 높이 평가함. '칭찬'의 사전적 의미다. 칭찬은 곧 평가다. 그래서 우리는 습관적으로 '잘했다' '못했다'라고 평가하듯 칭찬과 야단을 친다. 평가 자체가 나쁜 건 아니다. 평가가 늘 결과에만 치중되어 있는 게 문제다. 결과만 보고 칭찬을 하다 보니 '잘했다' '못했다'는 말밖에 할 게 없는 것이다.

결과가 아니라 일상의 과정이 칭찬의 대상이어야 한다. 오늘 목표한 분량의 공부를 했을 때, 숙제를 다 했을 때, 그때마다 아이에게 듬뿍 진심으로 칭찬을 해야 한다. 칭찬은 일상이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칭찬은 평가가 아니라 '격려'가 되어야 한다. 그림을 잘 그렸을 때도 "예쁜데~" "귀엽다~" "지난번에 비해 훨씬 비슷하게 그렸네." "색깔이 참 곱네" "뭔가 힘이 느껴져" 표현할 말이 참 많다. 공부를 잘 했을 때는 "열심히 했구나. 결과가 좋은 걸 보니." "힘들지 않았어. 정말 열심히 노력했구나." "평소에 열심히 하더니 결과까지 좋네. 기분 좋지? 네가 기분이 좋으니 나도 참 좋다." 칭찬과 격려의 말은 참 많다.

지능에 대한 칭찬, 약이 아니라 독이다

결과에 대해 칭찬하지 않는 대신 늘 아이에게 “넌, 참 똑똑해”라며 자신감을 북돋아주려는 부모도 많다. 아마도 ‘넌 어떤 일이든 충분히 잘할 수 있어.’라는 인식을 심어주고 싶은 것 같다. 그러나 ‘넌 참 똑똑해’라는 말은 아이들의 자신감이 키우기는커녕 실패에 대한 부담감만 가중시킨다. 똑똑하다는 칭찬은 똑똑해 보이고 싶어 하도록 만든다. 이런 칭찬에 익숙한 아이는 자체 검열을 통해 실패할 만한 일은 시도조차 하는 경향이 있다. 미국 컬럼비아대학교 심리학 연구팀의 실험에서도 이와 같은 사실이 드러났다. 연구에 의하면 지능에 대한 칭찬은 실패에 대한 부담감을 가중시켜 오히려 어려운 학습을 피하게 만든다고 한다.

평상시 노력을 강조하면 아이들은 성공이 자신의 손에 달린 것으로 여긴다. 반면 지능에 대한 칭찬은 무의식중에 노력의 의미를 폄하하게 한다. 결과와 지능에 대한 칭찬이 아니라 전략과 노력에 대한 칭찬이 노력하는 아이로 만든다.

아이가 점수를 잘 받아왔을 때 “우와, 이거 어려운 문젠데, 이건 어떻게 생각했어?” 이것이 전략에 대한 칭찬이다. 이런 어려운 문제를 스스로 어떻게 생각해 냈느냐는 것이다. “집에서만 열심히 하는 줄 알았는데 학교에서 열심히 공부했나 보네.” 이것이 노력에 대한 칭찬이다. 내가 똑똑해서, 원래부터 머리가 좋아서가 아니라, 내가 노력해서 이만한 결과를 이루어냈다고 생각하게 된다.

아빠가 가르쳐 주는 게 하나도 없네요

평상시 문제집을 풀 때도 마찬가지다. 문제집을 풀다보면 틀리는 문제가 반드시 나온다. 원래 몇 문제 정도 틀리는 수준에서 문제집을 고르기 때문에 필연적으로 틀리게 되어 있다. 1자주 100점이 나오는 문제집은 수준에 아이 수준에 맞지 않는 문제집이다. 그런데도 아이가 문제를 풀다가 틀리면 엄마는 살짝 흥분한다. 가르쳐 주면서 목소리가 조금 높아진다. 그러지 말자. 아이가 평상시 문제를 틀렸을 때 지도하는 방법이 곧 엄마표 지도방법의 핵심이다. 지금 이 순간 아이에게 노력하게 만들고, 그런 시도를 하는 아이에게 진심으로 칭찬을 하자.

얼마 전 EBS에서 <60분 부모>라는 프로그램 녹화 때의 일이다. 집에서 딸과 함께 공부하는 모습의 자료 화면을 보고 이혁재 MC가 나에게 이런 말을 했다. “가만히 들어보니, 아빠가 가르쳐 주는 게 하나도 없네요. ‘그래’ ‘응’ ‘이거 내가 안 가르쳐줬다. 가르쳐주려는데 네가 먼저 풀어버렸네.’ 어떻게 이런 말만 하면서 아이를 지도하나요?”라고 물었다. 난 아이와 공부할 때 직접적으로 지식을 가르쳐주는 경우는 드물다. 대신 부지런히 물어본다. 그리고 아이는 대답을 하고, 그러는 사이 문제가 풀린다. 그러면 그 문제는 내가 푼 게 아니라 네가 푼 것이라고 그 공을 딸에게 돌린다. 공부를 할 때 부모의 역할이란 게 여기까지다. 아이 스스로 하도록 유도하고, 그렇게 스스로 했을 때 격려해 주는 것이다. 노력에 대한 칭찬은 일상이 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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