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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손병목  (2009-07-05 16:31:28, Hit : 9499, Vote : 1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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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bject  
   [초2] 뭐든지 싫다고 하는 아이
안녕하세요?

부모2.0을 통해 배우는것 참 많아 감사 드립니다.

지금 초2 남아 입니다.
학교에서 공부도 그냥 저냥 따라하고..책도 좋아하고..담임도 아이가 착하고 예쁘다고 해주시고..

일단 첨에 이 사이트를 모르기 전엔 아이에게 강압적인 엄마 였습니다.아이가 분리 불안증도 있고 해서... 아이가 저를 보면 항상 주눅들고...엄마가 무서워 공부하는 스탈이었죠..이사이트를 통해 심리 검사도 하고 하여 강압적인것을 버리고..서로 많이 노력했답니다.
아이도 이젠 제법 혼자 공부할줄 알고그렇습니다..
하지만 제가 아이에 얘기를 많이 들어주고.아이에 의견을 많이 받아주면서 부터 부작용이 생겼답니다. 제가 얘기 하는 대부분에 것은 싫다라고 표현을 먼저 해버립니다.
상당히 부정적이 된것 이죠..어쩌면 그동안 하고 싶었던 싫다라는 표현을 ..이제서야 하게 된것 같아 정말 미안 하기도 합니다. 그래서..맘 다잡으려고 노력하고 한두달 지켜 보았는데...

뭔가를 하려고 하면 노는것 이외엔 싫다고 하네요. 목욕하느것도 일단 싫다고 하고..나중에 하고..그래서 그때부터 잔소리 안합니다. 그냥 하던지 말던지..그러니까 또 혼자 잘해 나가더라고요..근데 문제는 교육입니다.

방학이고 해서 방과후 수업도 해보려고 했는데 다 싫다고 합니다. 제가 직장 맘이라서 방과후 교실이라도 갔으면 하는데..절대 안간다고 합니다.
마술을 하고 싶다고 노래를 불렀는데..방과후 수업에 마술이 있어 해보라고 하니 그냥 싫데요. 처음 하는거라서 싫데요. 분리 불안도 약간 있고 처음 하는거에 대한 두려움도 큰 아이라서 많이 걱정 되긴 하지만...학교에서 하는건데 무조건 싫다고 하네요. 그리고 그렇게 열심히 한자 공부도 좋아하고 한자라면 사죽도 못쓰는 애가 6급 시험 보라고 학습지 교사 선생님이 그러니까 바로 싫다고..자긴 절대 안본다고..혼자 시험실에 들어가서 시험 보는게 너무 싫다고 합니다...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다른건 제가 잔소리 안하면 되는데..학습에 관해 제가 조언하고 의견을 내는 족족 싫다고 하니..너무 답답합니다.
이역시도 그냥 놔둬야 하나요? 이제까지 한자 6급 시험 보는게 소원이라고 했는데..갑자기 보라고 하니까 싫다고 하고..
먼가를 아이에게 제안을 할때 어떤 방법으로 얘기 해야 할지..정말 모르겠습니다.
아마 아이에 맘속엔 아직도 엄마에 대한 서운함이 있어 그런가요?
그냥 내버려 둬야 하나요?자기가 하고 싶은 대로??
근데..엄마 맘이 그렇지 않아 너무 걱정 입니다...그래도 최소한 싫어라기 보다..엄마 생각해 볼께...그랬으면 좋으련만..
2학년인데...혼자 있는건 절대 못하고...아직도 혼자 어디가는걸 무서워한답니다...이엄마의 잘못이 크죠....불안 하게 만들었으니..
많이 사랑해 주고 노력 하도 있는데..참 힘드네요..그래도..어떻게 아이와 소통 할지 모르겠네요..먼가를 제안해 주고 싶은건 많은데...


[답변] 손병목 | 학부모 포털 부모2.0 대표 www.bumo2.com
질문 내용을 보니 엄마의 따뜻함이 느껴집니다. '다른 건 제가 잔소리 안 하면 되는데'라는 말씀은, 이미 잔소리가 별 효과가 없음을 아신다는 거겠죠. 그리고 그것을 '허용'한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학습 문제에서는 '허용'만 해서는 안 된다고 스스로 생각하는 겁니다. 그래서 어떻게 우리 아이의 마음과 행동을 '고쳐줄까'를 고민하는 것이고, 그 방법을 알지 못해 저에게 질문을 하신 거겠죠? 맞지요?

아이가 엄마의 제안에 거의 '싫다'라고 말하는 까닭이 무엇일까요? 그건 '싫다'고 말하면 엄마가 안 시키는 걸 알기 때문입니다. 엄마가 '허용'할 걸 알기 때문입니다.

강압적인 부모보다는 허용적인 부모가 훨씬 낫습니다. 왜냐하면 따뜻하니까요. 그러나 허용적인 부모에만 머물러 있으면 아이의 행동에 경계가 없어지고, 부모의 마음을 읽을 줄 모르며, 학습에서는 주의집중력이 떨어지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습니다. 좋은 부모는 허용적인 부모를 넘어 자애롭고 엄격한 부모가 되어야 합니다. 부모는 아이의 친구이기도 하지만 친구로만 머물러서는 안 됩니다. 부모로서의 역할이 있는 겁니다.

그래서 부모교육의 수많은 교육 과정을 단 한 줄로 요약하면,
'감정은 받아주고 행동은 고쳐주라'고 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건 순서입니다. 감정을 충분히 읽어줬을 때 아이의 행동을 고칠 수 있습니다.

감정을 받아주기만 하면 허용적인 부모가 되고, 행동만 고쳐주려 하면 강압적인 부모가 됩니다. 아이의 입에서 '싫어'라는 말이 남발된다면, 이는 부모가 허용적인 부모이기 때문입니다. 예전의 강압적인 부모에서 따뜻한 부모로 바뀌기 위해 노력하는 과정에서, 아직 방법이 서툴기 때문에 이러한 현상이 있을 수 있습니다. 이제부터는 그냥 무조건 '허용'하는 것이 아니라, 아이가 잘 자랄 수 있도록 '도와주는' 부모로 거듭니가 위해 '감정은 받아주고 행동은 고쳐주라'는 말을 꼭 가슴에 새기시기 바랍니다.

"한자 6급 시험을 봐야지?"
"싫어. 안 봐!"
"아, 예전에는 한자 급수 시험을 보고 싶어했는데, 이제는 보기가 싫구나."
"...."
"엄마는 네가 한자 6급 시험을 너무 보고 싶어해서 얘기한 건데, 네 맘을 몰랐네. 그런데 네가 왜 갑자기 마음이 바뀌었을까? 엄마가 궁금하네."
"그냥 싫어"
"아, 그냥 시험 보는 게 싫구나. 그런데 네가 자꾸 싫어 싫어라는 말만 하니까. 엄마 마음이 아프네. 엄마는 네가 좋아하는 한자 시험을 보면서 네가 기뻐하는 모습을 생각했는데, 갑자기 보기 싫다고 하니까 조금 당황했어. 게다가 네가 싫어 싫어라고만 하니까 엄마 마음이 아파."
"......"
"난 너와 내가 함께 행복했으면 좋겠어. 엄마도 많이 노력할게. 그런데 네가 무조건 싫어싫어하면 엄마 마음이 아파서, 너에게 짜증을 내거나 화를 낼까봐 걱정이야."

이런 식의 이야기가 필요합니다. 요지는, 아이의 말을 한번 더 되풀이하면서 아이의 마음을 이해하고 확인하는 과정이며, 엄마의 마음을 표현할 때는 '네가 ㅇㅇㅇㅇ 했으면 좋겠다'는 식이 아니라 '나는(엄마는) ㅇㅇㅇㅇ하는 마음이야'는 식으로 '나-메시지'를 사용하는 겁니다.

네가 '싫어'라는 말만 계속 하면, 엄마도 네가 무언가를 얘기할 때 '싫어'라고 할 수밖에 없어. 엄마는 네 말을 들으려고 노력하고 있어. 그래야 네가 좋아하고 행복해한다는 걸 아니까. 그런데 네가 엄마의 말에 반대만 하면 엄마 마음이 아파서 네가 하는 말에 나도 '싫어'라고 할지도 몰라. 그럴까봐 걱정이야. 이런 내용으로 아이에게 엄마의 마음을 전달하는 것이 좋습니다.

물론 위와 같은 말을 하되, 그 전에 가급적 아이의 마음을 충분히 읽어주며 아이가 스스로 무언가를 표현할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합니다. 아이 입에서 왜 엄마의 제안을 반대했는지에 대한 이유가 나오도록 하는 게 좋죠. 물론 추궁이 아니라, 아이의 진심을 알고 싶은 마음에서 대화를 시도하면 나올 수 있습니다.

"아, 시험 시간에 혼자 시험 보는 게 너무 싫구나. 엄마도 그 마음 이해해. 늘 엄마와 함께 있다가 혼자 있으면 조금 무섭기도 하지. 그런 마음이 들어서 시험 보는 게 싫구나. 한자 공부하는 것도 좋고, 시험 보는 것도 좋은데 혼자서 시험 보는 게 너무 싫구나."

이렇게 아이의 마음을 대변해야 합니다. 이것이 '이해하기'를 넘어서 '감정 읽어주기'입니다.

"난, 네가 엄마가 없어도 학교에서 잘 생활하니까 혼자서 시험도 잘 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거든. 학교 가는 것과는 좀 다르다는 걸 몰랐네." 조금은 답답하더라도 이렇게 말하면서 아이의 마음속으로 들어가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아이가 정말 이러한 이유 때문에 어려워한다면, 굳이 시험을 보게 할 필요는 없습니다. 이런 대화를 평소에 자주 하다보면, 어느 순간 아이가 두려움을 떨치고 시험을 보겠다고 할 수 있습니다. 한자 공부를 좋아하는 것과 시험을 보는 것을 별개이므로, 아이가 시험으로 인해 한자 공부의 재미가 사라지지 않도록 도와주시기 바랍니다.

지금 필요한 것은, 아이의 마음을 읽고 공감하면서, 무조건 싫어싫어하면 엄마의 마음도 아프다는 것을 아이에게 알리는 것입니다. 그래야 아이는 자신의 감정을 제대로 표현하는 법을 배웁니다. 감정 표현을 제대로 배우지 못한 아이는 늘 불만을 자기 안에 두거나 엉뚱한 대상에게 풀게 됩니다. 엄마의 어법을 배우는 것이 아이입니다. 아이의 마음을 읽어주고, 엄마의 마음을 표현하여, 함께 좋은 방법을 찾아내는 것이 부모교육에서 다루는 대화법의 요지입니다.

이것을 엄마가 꾸준히 실천할 때, 아이도 자신의 마음을 제대로 표현하는 방법을 알게 되어, 지금처럼 무조건 싫다는 말은 하지 않을 것입니다.

시간이 조금 더 필요하겠네요. 어머니의 노력으로 우리 아이와 편안한 의사소통이 가능해지는 날이 어서 오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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