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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손병목  (2009-07-05 16:27:37, Hit : 14862, Vote : 11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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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초2] 공부나 행동이 너무 느린 아이
저희 아이는 현재 초등2학년입니다.
담임선생님께서 아이가 똑똑하긴 하지만 너무 아이같고 행동이 느리다고 하십니다.
알림장을 다 못써서 검사를 못받을 때도 있고(1학년때에는 더 심했지만 그나마 2학년때는 일주일에 한번정도 못받습니다.), 수업시간에 자기 생각을 쓰는 학습지 같은 것을 주면 다 못쓰고 집에 가지고 와서 쓰는 경우는 꽤 많습니다. 밥도 느리게 먹는 편이고 만들기도 느립니다. 미술대회를 하면 연습을 하고서 갔는데도 완성을 못하죠.
선생님 말씀으로는 같은 모듬의 아이들도 저희 아이가 느리게 하는 것을 이미 알고 있다고 하네요..왕따라도 당하지 않을 까 걱정됩니다.
최근에는 학교에서 단원평가를 하는데 다풀지 못하고 제출하는 것이 계속되고 있습니다.왜 그런지 물어봤더니 시험이 싫다고 하네요. 의욕을 상실한 것인지, 자신감이 없는 것인지 도저히 알 수가 없습니다.

집에서도 학습지를 하는데 옆에서 잔소리하지 않고 지켜만 보면 30분 내에 풀것을
혼자 하라고 해놓으면 1시간이 넘습니다. 틀린 문제도 훨씬 많아집니다.

현재, 영어학원 매일 2시간, 씽크빅 국어,수학,한자 , 피아노(주2회)를 합니다.
영어는 너무 좋아해서 혼자 숙제도 하고 시험준비를 하지만 그 외의 것은 지루해하고 늘어집니다.

사실, 영어학원 다녀온 후 학원숙제와 씽크빅을 하면 2시간 이내에 끝나야 하지만 학교숙제가 있는 날 같은 경우는 영어숙제를 제외하고 너무 질질 끌어서 10시가 넘습니다. 이런 날은 엄마, 아빠 모두 신경을 쓰다 못해 화가 나서 어떻게 할 수가 없네요.
빨리하면 원하는 대로 놀 수 있다고 해도 느리게 하는데 방법이 없을 까요?


[답변] 손병목 | 학부모 포털 부모2.0 대표 www.bumo2.com
또래 아이에 비해 발달이 느리거나 학습 수준이 떨어지거나 행동이 굼뜨면 부모들은 속이 탑니다. 그러나 가장 답답한 것은 아이 자신입니다. 다른 아이에 비해 자신이 하는 모든 것들이 그 수준에 미치지 못한다고 느끼면 패배감과 함께 무력해집니다.

따라서 부모는 자녀의 행동이나 학습 속도가 떨어지는 것을 답답해하기보다는, 아이가 자신의 현재 모습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비록 조금 느리기는 하지만 나쁜 것은 아니라는 것을 아이가 알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합니다.

행동이 느린 것은, 키가 작거나 또래에 비해 체격이 왜소한 것처럼, 그 아이만의 특징입니다. 그것은 '문제'가 아니라 그 아이의 성향이자 특징일 뿐입니다. 그것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야 합니다.

느린 아는 느리게 키워야 합니다. 모든 면에서 느린 아이를, 다른 아이와 같이 빠르게 키워야한다는 생각으로 대하면, 남는 건 부모의 답답함과 아이의 무력감밖에 없습니다.

금방 끝낼 학습지도 잔소리를 하지 않으면 제시간에 끝내지 못하는 것은 초등학생 대부분이 그러합니다. 집중력이 높지 않은 아이를 지도하는 유일한 방법은 아이가 집중할 수 있도록 부모가 옆에서 도와주는 것입니다. 옆에 앉아서 학습을 할 때 격려하고 힘이 되어주어야 합니다. 그러나 많은 부모들이 그러한 것을 잘하지 못합니다. 시켜놓고 잠시 후에 보았더니 대충대충 늘어지고 있으면 야단치고, 옆에 앉아서 지켜보더라도 격려하고 도와주기보다는 잔소리만 많아집니다. 이 과정을 통해 아이는 점점 학습에 대한 흥미를 잃어갑니다.

스스로 계획하고 스스로 공부하는 아이를 모든 부모는 원합니다. 그러나, 그러한 아이로 자라기까지 부모가 도와줘야할 역할이 매우 큽니다. 스스로 공부하는 힘을 길러주기 위해서는, 스스로 공부하는 데 도움이 되는 습관을 몸으로 익히도록 도와줘야 하고, 무엇보다 공부에 대한 재미와 자신감을 심어주어야 합니다. 결국 이것이 공부 잘하는 아이로 만들기 위한 부모 역할의 전부일 것입니다.

느린 아이는 느리게 키워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따라서 엄마의 기준에 맞춰 하루 학습량을 정하고, 늘 거기에 미치지 못하는 아이를 원망하는 동안, 아이는 공부로부터 점점 멀어질 것입니다. 긍정적 경험으로 아이를 유도하는 것이 아니라, 매일같이 부정적 경험을 심어주는 동안, 아이는 '공부'라는 말만 들어도 죄책감이 듭니다. 시간 내에 풀지 못해서 잘못하고, 많이 틀려서 잘못하고, 시간을 질질 끌다가 부모를 화나게 만들어서 잘못하는 등, 아이는 매일 매일을 잘못하며 사는 것으로 느끼게 됩니다.

만약 일상이 이러하다면, 늘 하루가 깔끔하게 마무리되지 않고 굼뜬 아이로 인해 괴롭다면, 그 일상은 잘못된 것입니다. 근본적인 변화가 필요합니다.

제 생각에는, 영어를 제외하고 나머지는 모두 하지 않는 게 좋겠습니다. 아이가 힘들어하는 것을 모두 끊고, 대신 아이가 성공경험을 할 수 있는 것들로 하루 계획을 다시 세우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시험이 싫은 이유는 시험 결과가 만족스럽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공부하는 과정도 힘들고, 그렇게 힘들게 했음에도 결과가 신통치 않은데 누군들 좋아하겠습니까. 초등학교 저학년의 학교 시험 문제는 어렵지 않습니다. 학교에서 배운 것을 제대로 복습만 해도 충분히 성적을 올릴 수 있습니다.

학습지를 하는 대신, 아이의 학교 진도에 맞춰 문제집 한 권으로 제대로 복습만 시켜주시는 것이 좋겠습니다. 그날 배운 것을 그날 복습하면, 그 양은 얼마 되지 않습니다. 그리고 아이가 어려워하거나 약한 부분을 표시해두었다가, 그것을 중심으로 시험 공부를 하면 됩니다. 시험 공부를 하면서 아이는, 과거에는 어려웠는데 다시 보니 쉬운 문제를 발견하게 될 것이고, 그런 경험을 통해 공부 자신감을 회복하는 것입니다. 이때 중요한 것이, 아이가 비록 느리더라도 믿고 기다리며 화 내지 않는 것입니다.

요컨데, 현재 상태에서는 매일 매일 부모는 화가 나고 아이는 무기력해지는 경험을 하면서, 초등 저학년 때부터 아이는 '부정적 공부 경험'을 쌓게 됩니다. 지금 중요한 것은 남들을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조금 느리긴 해도 '긍정적인 공부 경험'을 통해 공부 자신감을 회복하는 것입니다.

저의 말이 비현실적으로 들리실지 모르겠으나, 부모의 학습 지도는 결코 아이의 학습 속도를 추월할 수 없다는 사실을 생각하시기 바랍니다. 비록 남들이 모두 우리 아이에게 '느리다' '굼뜨다' 말들을 해도, 그것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믿고 기다려줄 수 있는 사람은 부모밖에 없습니다. 그런 부모조차 아이의 행동을 '문제 행동'으로 인식하는 순간, 문제는 결코 해결될 수 없습니다. ADHD를 가진 아이도, 비록 남들보다 발달 속도가 수년 정도 느리지만, 믿고 기다리는 부모가 있으면 자신의 능력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습니다. 지금 우리 아이가 조금 느린 것은, 문제가 아니라, 우리 아이의 성향이자 특징이라 생각하시고, 느려서 힘들어하는 아이를 도와준다는 심정으로 아이를 대해주시기 바랍니다. 단언컨데, 지금 느리게 보일 뿐이지, 중고등학교 때는 과거에 언제 그랬냐는 듯이 매우 정상적(?)으로 자라고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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