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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손병목  (2009-09-14 23:47:27, Hit : 9096, Vote : 10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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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2] 공부할 의지가 전혀 없는 아이
중2 남학생입니다.
공부해야한다는 생각은 너무나 많습니다(실제 학교나 기타 심리검사에도 학습의욕은 높게 나옵니다) 근데 너무나 철저하게 생각에서만 모든게 스톱입니다.
곧 중3이 되는데 아직 제대로 필기다운 필기를 한번도 해온 적이 없습니다.
잘하면 용돈을 준다 머 별별 짓을 다 했지만 아인 꿈쩍도 안합니다.
마치 커다란 바윗돌처럼요..
지금은 거의 반은 포기상태구요 학원에 과외에 별별것을 다 시켰지만(물론 본인이 원했습니다) 성적은 늘 제자리 하위를 꾸준히 너무나도 꾸준히 달리고 있습니다.
공부가 전부가 아니다 스스로 위안을 하면서 아이에게도 공부에 대해선 어느정도 포기한 상태이고 아이에게도 모든 애들이 1등을 할수 있냐고... 1등이 잇으면 꼴등도 있지.. 공부는 못해도 생각이나 행동은 반듯한 사람이었으면 좋겠다고 했습니다. 학원 끊고 시간이 남아도는 상태라 너무 방치해도 안되겠다 싶어 학교 끝나고 집에와서 복습만 하라고 햇습니다.
그렇지만 복습은 거의 안하고 있고 또 하기가 힘든게, 필기가 전혀 안되고 교과서가 거의 백지로 오니 복습하기도 막막한가 봅니다. 필기조차 안하면서 성적 오르길 바란다는건 너무 어리석은거 아니냐고 햇지만.. 아이는 여전히 요지부동이네요 ..
이대론 안되겟다 싶어 주위의 조언을 얻어 필기하는것부터 옆에 붙어 앉아 가르쳤습니다. 첫날... 사회과목 한과목 겨우 하고는 하기싫다고 짜증을 내며 다른 핑계를 대더니 그냥 자버립니다.

학원, 과외샘들이 뭘 권하든 뭘 시키든.. 절대로 따라주질 않는 이 아이 습성을 어떻게 하면 고칠수 있을까요?
고집도 엄청 셉니다. 자신이 하는 방법이 잘못되었다고 이야길 해주고 또 잘못된걸 알면서도 '그래도.. 난 이렇게 하는게 좋아'식입니다.
답답해서 속이 터질것 같습니다.
잘못인줄 알면서 왜 하냐고 했습니다... 정말 이렇게까지 어리석을 수 있나 싶습니다. 남의조언은 무시하고 늘 하고싶은대로만 하니 무슨 발전이 잇겠습니까?
차라리 공부엔 취미가 없으니 포기하세요.. 라고 하면 차라리 맘 편하게 포기하겠습니다.이제 곧 중3인데 죽어도 인문계고로 진학을 한답니다. 어이가 없더군요 필기조차 하기 싫어 별별 핑계를 다 대면서 죽어도 인문계고는 가겠다니...
돌덩이처럼 굳어버린 울 아이의 생각을 변화시킬 수 있는 방법은 없나요?
어떻게 하면 남의 조언을 받아들여 행동으로 실천할 수 있게 할 수 있을까요?


[답변] 손병목 | 학부모 포털 부모2.0 대표 www.bumo2.com

많이 힘들고 마음이 아프시겠어요. 그런데도 제가 드릴 말씀이 별로 없네요. 안타깝습니다.

어떻게 하면 아이의 습성을 고쳐 남의 조언을 받아들이고 행동으로 실천하게 만들 수 있을까 문의하셨습니다. 그런데, 별 다른 방법이 보이질 않습니다. 물론 수많은 방법이 있겠지만 제가 드릴 수 있는 조언은 거의 없습니다. 이미 중2가 되어버린 아이에게, 이건 결코 논리적으로 아이를 설득하여 해결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니까요.

아시다시피 공부는 '아이'가 하는 겁니다. 내가 아무리 날뛰어도 공부는 결국 자신이 스스로 하는 겁니다. 도와주는 데도 한계가 있습니다. 노력하지 않는 아이에게는 그 어떤 도움도 소용이 없습니다.

질문을 보면 어머니께서 발을 동동 구르고 계십니다. 반면 아이의 태도는 느긋합니다. 이건 뭔가 잘못됐습니다. 이렇게 주객이 전도될수록 아이는 스스로 무언가를 하려 하지 않을 것입니다. '차라리 공부엔 취미가 없으니 포기하세요'라고 하면 포기하실 수 있다고 했죠. 그러면, 그런 말을 하기 전에 미리 포기하세요. 여기서 포기는 아이를 포기하라는 뜻이 아니라, 아이를 어떻게든 공부로 이끌겠다는 강박관념을 내려놓으시라는 겁니다.

물론 처음부터 애 공부를 등한시하라는 뜻이 아니라, 이 지경에까지 왔다면 이제는 내려놓아야할 때라는 겁니다. 충분히 하실 만큼 하셨습니다. 이 정도면 아이가 스스로 하든지 말든지, 아이가 선택해야 합니다.

물론 엄마가 지금 손을 떼고, 네 맘대로 해라, 그렇게 말하면 아이는 방향을 잡지 못할 것입니다. 강제로 공부하게 만드는 일에는 손을 떼시되, 근본으로 돌아가세요. 풀리지 않는 문제일수록 근본으로 돌아가야 합니다.

중학교 2학년, 지금의 공부 태도는 벌써 15년 가까운 경험을 통해 굳어진 것입니다. 의욕은 높되 노력하지 않는 태도, 현재의 이 태도만으로 아이를 나무랄 수는 없습니다. 이미 아이는 자라면서 그런 경향을 꾸준히 보여왔을 테고, 그때마다 부모는 노력하는 아이로 키우는 전략을 구사하지 못했습니다. 사실 의욕이 높은 게 아니라 바라는 것은 있되 그것을 위해 노력할 의지는 별로 없다는 말이 맞겠죠.

이렇게 된 데에는 참 많은 요인이 있습니다. 부모의 교육 철학, 칭찬 습관, 언어 습관, 행동 등 많은 것들이 아이에게 영향을 끼쳤을 것이며, 그렇게 해서 지금의 우리 아이의 공부 태도가 만들어진 것입니다.

아이를 원망하고 욕해도 현실은 전혀 바뀌지 않을 것입니다. 지금까지 그래왔던 것처럼 말입니다. 게다가 벌써 중2, 이제는 본인이 마음 먹지 않으면 그 어떤 것도 부모의 의도대로 움직이지 않을 시기입니다.

아이가 공부 잘하고 싶은 생각은 진심입니다. 학원 다니고 싶다는 것도 진심이며, 과외를 하고 싶다는 것도 진심입니다. 그래서 요구한 것이지요. 그러나 그건 그저 성적이 잘 나왔으면 좋겠다는 바람일 뿐, 막상 공부할 때는 아무런 재미를 느끼지 못해 매우 쉽게 포기합니다. 하위권이라면 초등학교 때부터 공부에 대한 재미를 느껴본 적이 거의 없었을 것 같네요. 문제는 여기에 있습니다. 성공경험이 부족하니 노력할 의지 역시 부족한 겁니다.

지금부터라도 성공경험을 만들어가야 합니다. 아이가 어리석다고 생각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냉정하게 두뇌과학적으로 따지자면 계획과 통제 기능이 약할 뿐입니다. 그 부분을 담당하고 있는 전두엽 기능이 약할 따름입니다. 약하게 된 데에는 여러 이유가 있었을 겁니다. 그걸 일일이 거론하기는 힘듭니다. 다만 계획과 통제, 의지를 담당하는 이 전두엽은 18~20세까지 자랍니다. 어른보다 아이들이 계획하고 실천하는 능력이 약한 것은 아직 이 영역이 덜 발달되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유독 스스로 계획하고 실천하는 능력이 약한 아이가 있습니다. 그건 대개 선천적인 것이라기보다는 후천적 양육의 영향이 큽니다. 전두엽을 활발히 움직이는 노력, 즉 작은 것부터 계획하고 실천하는 노력, 그럴 때 느끼는 즐거운 경험이 부족했기 때문입니다.

이미 중2가 되어버린 지금, 말로써 아이의 생각을 변화시키기는 매우 힘이 듭니다. 그저 아이와 충분한 대화를 통해 하루 1시간이라도 계획한 것을 실천하는 경험을 하는 것이 좋습니다. 큰 욕심 버리고 최소한의 실천 목표를 정하여 그것이라도 달성하도록 노력하는 겁니다. 그 목표 역시 아이에게서 나오는 것이 좋습니다.

그런데 이 작은 것조차 막상 아이와 대화하여 풀기가 쉽지 않습니다. 아이와 대화하고 토론하는 것 같지만 실상 아이에게 엄마의 바람을 그대로 드러내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이럴 때 아이와의 대화법이 매우 유용합니다. 적극적경청 - 나 메시지 - 무패방법으로 요약할 수 있는 부모교육의 대화법이 매우 유용합니다만, 이런 식의 대화는 많은 연습이 필요합니다. 제가 드릴 수 있는 말씀이라고는 진심을 다해 아이를 이해하고, 아이로 하여금 최소한의 계획을 세우도록 만들라는 것입니다. 그 계획은 정말 '최소한'의 계획이어야 합니다. 아이가 실천 가능한 것이라야 합니다. 거기서부터 출발할 수밖에 없습니다.

제가 드릴 수 있는 말씀은 이것밖에 없습니다. 글로 답변 드리는 데는 한계가 있습니다. 오랜 시간 속깊은 대화를 해야 겨우 실마리라도 잡을 수 있는 어려운 질문입니다. 상식적인 선에서 드린 답변이라 큰 도움이 될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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