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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손병목  (2009-09-14 00:54:04, Hit : 5928, Vote : 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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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bject  
   [기타] 남편 때문에 자녀교육이 엉망이 됩니다
건강히 잘지내시지요?
가끔아이학습문제로선생님께질문드렸는데요
오늘은 좀다른질문입니다.
문제는 남편때문인데요,술을좋아합니다.술을먹으면잔말이많고 아이들도 소리를지르며 회초리를들며말안들으면때리겠다고합니다.
아들은 무서워합니다,아빠가술을마시면때려부순다고하고겁박을하고욕설을퍼붓습니다저와도 많이싸우죠 살벌하게싸움니다.그러면아이는 엄마싸우지마하고울어됩니다너무가슴이아픕니다 제자신이불안한생활을하며살아갑니다언제술을마실지 모르니까요그로인해 우울증을겪고있습니다.
술마시지않는날이면티브와컴퓨터오락에만정신팔려4~5시간은기본입니다.
아이보고는 늘30분만컴퓨터하라고하면서정말미안한생각이듭니다.
선생님 제교육방침은엄마표교육인데요집에서아이와학습계획과책읽기와교과서보충학습등을할려고한는데남편의술때문에늘엉망이되어버립니다.
아이잘키우고싶습니다.
제가어떻게해야할까요
선생님꼭조언을 부탁드립니다.


[답변] 손병목 | 학부모 포털 부모2.0 대표 www.bumo2.com

오랜만이네요.

그런데 이번에는 아이 문제가 아니라 남편의 문제로 문의를 하셨네요. 제가 얼마나 도움을 드릴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글을 읽는 제 마음이 너무 아픕니다. 그러나 상담자가 마음이 아프면 제대로 상담할 수가 없습니다. 마음을 다잡고 먼저 질문부터 정리하겠습니다.

술을 좋아하고 아내와 아이에게 함부로 대하고 자녀의 교육에 도움이 되지 못하는 남편이 원망스럽고 마음이 혼란스럽습니다. 우울증까지 겪고 있고요. 그래서 스스로의 마음을 다스리는 방법을 묻는 것이라면 제가 약간의 도움을 드릴 수 있습니다.

그러나, 나와 가정을 엉망으로 만드는 남편의 행동을 바꾸는 방법을 묻는 것이라면 저는 아무런 도움도 드릴 수 없습니다. 세상에서 바꿀 수 있는 건 오직 나의 마음과 행동일 뿐, 그로 인해 다른 사람이 영향을 받을 수 있다면 다행이지만, 그렇지 않아도 어찌 할 수 없습니다. 남을 고치려 하면 할수록 나의 마음만 괴로워집니다.

질문을 자세히 보면, 아이의 교육에 방해가 되는 남편에 대한 원망이 가득 묻어 있습니다. 그러나 지금 중요한 것은 아이에 대한 직접적인 교육이 아니라 남편과의 관계 문제입니다. 아이가 보고 배우는 것은 부모의 삶과 행동이지 교과서가 아닙니다. 초등학교 시기에 가장 중요한 것은 한줌의 지식이 아니라 정서적 안정입니다. 공부 습관은 정서적 안정에 기반할 때 탄탄하게 다져집니다.

남편이 원망스럽고 미우니 남편은 포기하고 자식에게만 정을 줄 때, 그 자녀 역시 큰 부담으로 정신적으로 성숙하지 못하는 사례가 많습니다. 이런 자녀들 중에는 집중력이 약하거나 충동 억제가 안 되는 경우가 꽤 있습니다. 지금 아이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엄마의 정서적 안정입니다. 남편으로 인해 아내가 불안하니, 그 둘을 보고 있는 자녀들의 정신은 매우 혼란스러울 것입니다.

어떤 이유에서든 남편과 함께 산다는 것은 그럴만한 이유가 있기 때문일 겁니다. 전혀 그럴 가치가 없다면, 그렇다면, "안녕히 가세요..." 하면 됩니다. 그러나 아이 때문이든 아니면 경제적 문제 때문이든, 술만 마시지 않으면 괜찮은 원래의 남편에 대한 기대 때문이든, 그것도 아니면 매우 복합적인 어떤 다른 이유 때문이든, 어쨋든 함께 살아가고 있다면, 그것 역시 반송맘께서 '선택'하신 겁니다. 부디 남편으로 인해, 남편 때문에 괴로워하지 마시길 바랍니다. 남편이 없는 것보다 그래도 있는 편이 조금은 더 행복할 것 같아 함께 있다면, 더이상 괴로워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만약 아이를 잘 교육하고 싶다는 '의지'가 있다면, 그건 아직 완전히 우울한 상태는 아닙니다. 아이를 잘 키워보겠다는 '희망'이 있다면, 그건 아직 힘이 남아 있다는 증거입니다. 힘이 남아 있다면 우울증이 아닙니다. 우울증은 무기력의 다른 이름이며, 무기력은 나 스스로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생각입니다. 아직 희망이 있고 의지가 있습니다. 그렇다면 훌훌 털고 일어서시기 바랍니다.

남편의 술 때문에 엉망이 된다고 생각하지 마시고, 남편이 술에 취해서 들어오면 자녀들의 교육은 잠시 접어두시기 바랍니다. 그때 중요한 것은 자녀에 대한 직접적인 교육이 아니라 엄마의 굳건한 모습입니다.

남편과 살벌하게 싸울 수 있다면, 아직 남편이 무섭지 않다는 뜻입니다. 무섭지 않다면, 대들 수 있는 힘이 있다면, 보다 고차원적인 해결 방법을 사용하시기 바랍니다. 술을 마신 사람에게는 '논리'는 없고 오로지 '감성'만 남아 있습니다. 그런 사람에게 논리적으로 대들어봐야 날아오는 건 욕설과 주먹밖에 없을 겁니다. TV와 게임에 빠져있다면 그것 역시 전두엽 기능이 둔화되어 스스로를 통제하고 계획하는 능력이 약한 상태입니다. 그 상태에서 논리적 대화 역시 대개는 불가능합니다.

피할 수 없다면, 아니, 피하지 않을 거라면, 이 기회를 교육의 기회로, 자기수양의 기회로 삼으시길 바랍니다. 아마 아이들의 머릿속에 아빠에 대한 나쁜 기억은 어쩔 수 없을 것 같습니다. 그러나 엄마가 굳건히 섰을 때, 훗날 자녀는 그러한 아빠마저도 용서할 수 있는 큰 아이로 성장할 수 있습니다. 반면 엄마가 굳건하지 않다면, 아이들은 부모 모두를 원망하게 될 것입니다.

남편이 잘못했는데 왜 내가 바뀌어야 하고 내가 참아야 하냐구요? 어쩌겠습니까, 깨달은 사람이 먼저 바뀌어야지요. 바뀔 의지가 없고 깨닫지 못한 사람에게 '네가 나쁜 놈이야'라고 해봐야 뭐가 바뀌겠습니까.

만약 가정을 위하여, 아이를 위하여, 그리고 불쌍한 남편을 위해 조금이라도 나를 바꿀 의지가 있다면, 우선 남편을 위해 기도하시기 바랍니다. 종교가 있다면 그 종교적 기도 방식으로, 없다면 그저 마음만이라도 진정 남편이 바로 설 수 있기를 마음으로라도 빌어주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당당하세요! 싸울 힘이 있다면 술 마신 남편에게 오히려 다정하게 대해 보세요. 왜냐구요? 그게 곧 자녀교육이니까요. 술 마신 남편이 밉다구요? 그럼 말싸움 대신 그냥 조용히 책이라도 보세요. 남편이 때리지만 않는다면, 적극적으로 오히려 더 잘해주거나, 아니면 그저 무시하고 스스로 하고 싶은 일을 하세요.

물론 억울할 수 있습니다. 지나치게 억울하고, 자존심 상해서 못하겠고, 그래서 아무것도 하기 싫다면, 그땐 "안녕히 계세요..." 하는 게 낫지 않을까요? 모두를 위해서 말입니다. 엄마의 적극적 노력에도 불구하고 남편의 행동이 오히려 악화된다면, 그땐 큰 결단이 필요합니다. 그러나 만약 어떤 이유에서든지 함께 살아가야할 이유가 조금이라도 있다면, 제가 드린 말씀을 흘려 듣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여기에 올라온 사연 중 가장 마음이 아픈 사연이었습니다. 마음이 많이 아프지만, 그러나 오로지 '해결'을 위해, 제 마음을 담아 말씀을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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