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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손병목  (2009-09-17 09:42:50, Hit : 5654, Vote : 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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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bject  
   [초3] 느린 아이, 미래가 있나요?
아래 질문을 올렸던 분입니다. 초3인데도 일기 쓸 때 철자가 틀려 고민했던 그 분의 두 번째 질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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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의 말씀 듣고 오늘도 화를 내지 않으려 노력했어요
너무나 감사합니다.

제가 엄마표를 하면서 느끼는 점이 우리아이(초3)가 참 느리다는 겁니다
선생님의 강의를 듣고 구체물을 가지고 책도 읽어주고 등등 하면서 제가 봐도 좋아졌어요
저도 느끼고 아이도 느끼는 점입니다
하지만 느린 아이의 미래에 관한 확신이 안섭니다
"비교는 남과 하는 것이 아니라 어제의 나와 오늘의 나를 비교하라"는
대 명제는 알겠는데요
아이가 성인이 되었을때 항상 남이 뛰어갈때 우리아이는 느리게 걸어가면은
어쩌나 하는 불안감때문에 더 화가 나는것 같아요

느리게 가는 아이들은 항상 초 중 고까지도 느리게 간다는 것인가요
아니면 일정정도 느리게 가는것이 지나면 앞서나갈수도 있는 건가요
제가 우리아들에게 믿음이 없나봐요
현실에서 느끼는 작은 좌절감들이 미래에 대한 좌절로 와닿는 것 같아요
제가 지쳐서 그렇겠지만
그래도 아들의 미래를 위해 전 노력하고 싶어요

느린아이들도 성공할 수 있죠.


[답변] 손병목 | 학부모 포털 부모2.0 대표 www.bumo2.com

화를 조절하며 아이를 지도하는 것은 매우 힘든 일입니다. 노력하고 또 나름의 성과가 있다고 하니 참 다행입니다.

그러나 여전히 아이의 미래에 대한 불안감에서 벗어나지 못한 상태인 것 같습니다. 그 불안감은 고스란히 자녀에게 전이가 될 것이니, 우선은 그 불안감부터 던져버리는 것이 순서인 것 같네요.

또래보다 인지, 학습 능력이 부족한 아이들, 그런 아이들의 미래는 어떻게 될까요?
느린 아이들도 성공할 수 있죠?

이 말에 대한 대답은 '하기 나름입니다'라고밖에 할 수 없네요.
발달이 느린 모든 아이들이 실패한 삶을 살지도 않지만, 그렇다고 모두 성공한 삶을 살지도 않습니다. 그저 부모가 하기 나름이고, 부모가 자녀를 어떤 철학과 원칙으로 양육하느냐에 달려 있는 것입니다.

이를 대하는 태도를 보면 부모의 성향이 크게 나뉩니다. 기질적으로 낙관주의적 성향을 지닌 부모는 '다 잘 될 거야'라는 믿음이 강하고, 그 반대인 경우는 '이렇게 가다가는 실패하고 말거야'라고 생각합니다. 낙관주의적 성향을 지닌 사람은 전반적으로 행복하고, 실제로 기대한 대로 삶이 진행되는 반면, 그렇지 못한 사람은 매순간이 부정적이고 비관적이므로 미래 또한 그렇게 닮아갑니다.

다행인 것은 흔히 '행복한 성격'이라고 하는 외향적 성향은 54% 정도 유전됩니다. 반대로 '불행한 성격'이라 할 수 있는 신경과민은 약 48%가 유전됩니다. 자식들 중 반은 부모의 성격과 비슷하다는 말이죠. 그런데 낙관주의는 유전율이 겨우 25% 정도로 비록 부모가 낙관주의적 성향이 아니더라도 충분히 낙관적인 성격을 가질 수 있습니다. 즉 노력하여 만들 수 있다는 겁니다. 미래가 잘 될 것이라는 믿음에 익숙해지면 충분히 성향을 바꿀 수 있습니다.

낙관적인 믿음을 가져야 하는 이유는 지금 당장 위로를 받기 위함이 아닙니다. 낙관적인 믿음이 곧 낙관적인 결과를 가져오기 때문입니다. 지금 열심히 공부하면 기말고사 때 점수가 잘 나올 거야, 이런 기대가 있어야 공부합니다. 그렇지 않다면, 하나마나 그대로라면 굳이 할 이유가 없겠죠. 그래서 어머니께서 마지막에 질문하신 "느린 아이들도 성공할 수 있죠?"라는 질문에 대한 답은 매우 중요합니다.

그저 빈말로 "잘 되겠죠..."라고 하는 것과 "분명 성공할 수 있습니다"라고 하는 것에는 아주 큰 차이가 있습니다. 전자는 위로에 그칠 뿐이지만 후자는 낙관적 기대를 가지게 하여 실제 성공 가능성을 크게 높여주니까요.

우선 성공이라는 말부터 생각해보세요. 우리 아이가 어떻게 사는 것이 성공하는 삶이라고 생각하나요? 그저 남들처럼만큼이라도 살았으면 좋겠다구요? 그럼, '남들처럼'은 도대체 어떤 삶인가요?

분명하게 정하셔야 합니다. 최소한 어떻게 사는 것이 성공하는 삶인지를 정해야 그렇게 키울 수 있는 겁니다. 저는 강연회 때 늘 강조합니다. '긍정적이고 노력하는 사람' 이 사람이 바로 행복하고 성공하는 사람이라구요. 선천적 재능과는 거의 관련이 없습니다. 긍정적이고 노력하는 사람은 부모의 양육을 통해 충분히 만들 수 있습니다. 그런 사람으로만 자라준다면 아이에 대한 걱정이 크게 없을 겁니다.

긍정적이고 노력하는 사람으로 크도록 도와주세요. 초등학교 때의 성적, 크게 신경쓰지 마세요. 오히려 그런 성적에 몰입하다가 아이의 건강한 정신마저 해칠 우려가 있습니다. 지금 우리 아이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비록 지금은 다른 사람들보다 현실적으로 뒤처져 있지만, 그러나 나는 끝까지 노력할 것이고, 그래서 궁극에는 내가 원하는 모든 것을 할 수 있을 것이다,라는 그런 믿음입니다. 엄마의 한숨과 실망 속에 아이는 자신의 미래를 스스로 어둡게 그릴 수 있습니다. 그것이 가장 위험한 선택입니다.

긍정적이고 노력하는 사람으로 자라도록 도와주세요. 그러기 위해서는 부모가 긍정적이어야 하고 노력해야 합니다. 남들보다 조금 뒤처지지만, 점점 나아진다는 믿음을 가지는 아이로 키우세요. 그러기 위해서는 부모가 먼저 그런 생각으로 무장되어야 합니다. 선천적 재능이 어떠하더라도 끝까지 노력하는 아이로 키우세요. 그러기 위해서는 부모가 그런 사람이어야 합니다.

결국 지금의 문제는 아이의 문제라기보다는 그것을 받아들이는 엄마의 문제입니다. 엄마가 아무리 화를 내고 짜증을 내고 미래에 대한 실망감으로 우울해한다고 해서 현실은 털끝만큼도 바뀌지 않습니다. 긍정적 기대만이 엄마와 아이의 성공을 보장합니다.

단언컨데, 느리다고 실패하지는 않습니다. 엄마가 해야 할 것은 참는 것이 아니라 기다리는 것입니다. 아이가 무언가를 잘못해서 화를 억누르고 참는 게 아니라, 발달이 더딘 아이를 진심으로 믿고 기다리는 것입니다.

수많은 위인들의 이야기가 있습니다만, 먼 나라 이야기처럼 들리실 테니, 가까운 예를 하나 들어보죠. 어머니도 잘 아시겠지만 그룹 동물원의 김창기 씨가 있습니다. 주옥같은 노래를 남겼던... 그분은 ADHD였죠. 받아쓰기가 느린 정도가 아니라 훨씬 힘든 상황이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의학박사로 소아정신과 의사를 하고 있습니다. 그의 아들 역시 ADHD라고 하네요. 그러나 김창기 박사는 아들의 미래에 대한 확신이 있기에 크게 흔들리지 않습니다.

이와 관련된 것은 EBS 60분 부모 홈페이지를 참조하세요. 60분 부모 홈페이지 http://home.ebs.co.kr/bumo60/의 다시보기에서 2009년 5월 29일자 방영분 '노래하는 의사, 그룹 동물원의 김창기' 편을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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