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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손병목 (2007-05-23 06:06:59, Hit : 7749, Vote : 1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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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 자크 루소의 <에밀>
헨리 데이빗 소로의 책을 읽다가 문득 루소의 《에밀》이 생각났습니다. 아마 몇 달 전에 읽은 것 같은데 왜 독서노트로 정리하지 않았는지 모르겠습니다. 책세상에서 나온 문고판 《에밀》인데, 전체 5부 중 1부만 옮겨놓은 것입니다.

소로의 책을 읽다가 왜 루소가 생각났냐 하면요, 소로는 앎과 실천이 일치하는, 이를테면 실천하는 지식인이었다면, 루소는 그의 모든 뛰어난 사상적 성과에도 불구하고 다섯 아이를 모두 고아원에 보냈다는 원죄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는 지식인이었다는 점이 비교되어서였습니다. 소로는 자연 속의 삶을 문학화한 《숲 속의 생활》, 훗날 간디에게까지 영향을 주었다는 《시민 불복종》 등 그의 삶과 말이 일치하였습니다. 소로에 대한 자세한 얘기는 다음으로 미루고, 오늘은 《에밀》에 대해서만 말하겠습니다.


   제   목 : 에밀
   지은이 : 장 자크 루소 / 박호성 옮김
   펴낸곳 : 책세상 (초판 출간일 2003.9.30 / 2006.2.10 초판 5쇄를 읽음) ₩4,900

루소는 《에밀》에서 어머니와 아버지의 역할을 매우 강조합니다.

아버지로서 애정은 갖고 있지만 이처럼 신성한 의무를 소홀히 하는 자는 누구든지 자신의 잘못에 대해 오랫동안 쓰라린 눈물을 흘릴지라도 결코 위로받지 못할 것이다.

어떤 이는 이 부분을 두고 스스로 잘못을 책망한 회한의 기록이라고 합니다. 그러나 루소의 다른 책을 보면 또 그런 것 같지 않습니다. 당시에 일부의 사람들이 그랬던 것처럼 아이를 고아원에 보내는 것이 더 나았다는 변명을 합니다. 아버지에 대한 절대적 책임을 운운하는 부분을 읽다보면, 행동이 서지 않으면 말은 결코 힘이 되지 못함을 절실하게 느낍니다. 이런 느낌, 비단 저만의 감정은 아닐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비록 루소의 주장과 개인사의 불일치에도 불구하고, 그의 주장은 상당 부분, 매우 강력한 메시지를 남기고 있습니다.

조물주는 모든 것을 선하게 창조했으나, 인간의 손길이 닿으면서 모든 것은 타락하게 된다.

《에밀》의 첫 문장입니다. 마치 성선설 교본 같습니다. 조금만 지나면 또 이렇게 말합니다.

식물은 재배에 의해 성장하고, 인간은 교육을 통해 형성된다.

이 부분만 놓고 보자면 순자의 성악설에 가깝습니다. 교육으로 인간을 변형시키는 작업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비록 그것이 아무리 자연에 가까운 것이라고 할지라도.

제가 비록 두 문장을 달랑 떼어내어, 하나는 성선설이네, 하나는 성악설이네, 구분지어 말하고는 있지만, 루소에게 둘은 결코 다르지 않습니다. 모든 것이 선하다는 전제하에서, 그러나 사회적 동물인 인간의 특성을 충분히 고려하여, 교육을 하되 그 방향을 자연에 두고 있습니다. 선과 악의 이분법으로 판단할 수 없는 경지입니다.

저는 《에밀》을 처음 읽는 순간, 전율을 느꼈습니다. 바로 아버지에 대한 책임을 말하는 부분에서. 그리고 교육의 절대적 어려움에 대해 언급하는 부분에서. 루소가 한 말의 진정성에 대한 전율이 아니라, 한 아이의 아버지로서 방기하고 있던 부분에 대한 따끔한 매질같은 느낌이었습니다.

사람들은 교사가 이미 학생을 가르쳐본 경험이 있는 사람이기를 원한다. 그러나 그것은 지나친 요구이다. 한 인간은 오직 한 학생만 가르칠 수 있을 뿐이다.

루소가 말하는 '교육'은 한 인간의 모든 것을 거는 것입니다. '경험이 풍부할수록 더욱 잘하는 방법은 알 수 있겠지만 더이상 그 일을 할 기력이 없을 것이다'고 말할 정도로, 모든 것을 쏟아붓는 교육입니다.

교육을 이렇게 정의할진대 한 아이의 교육을 담당할 수 있는 사람이 도대체 누구이겠습니까. 부모 외에 또 누가 이런 일을 감당할 수 있을까요.

훌륭한 교사의 중요성을 알고 있는 아버지라면 교육을 다른 사람에게 넘기지 않고 자신이 직접 감당할 결심을 하라는 것이다. 훌륭한 교사를 구하는 것보다는 자기 자신이 교사가 되는 것이 훨씬 힘들기 때문이다. 아이와 친구가 되길 원하는가? 자기 아이가 친구가 되도록 직접 가르치라. 그러면 다른 곳으로 교사를 찾으러 다닐 필요도 없다. 자연은 이미 자신의 작품인 아이를 절반이나 가르쳐놓은 상태이다.

《에밀》의 부제는 '교육에 대해서', 그러니까 이 책은 교육에 관한 책이지만, 읽다보면 그의 인간에 대한 근본적인 생각을 담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모든 책이 그러하듯 반드시 읽어야 하는 책이란 건 없지만, 혹시라도 《에밀》을 읽고 싶었는데 완역본의 분량에 기가 죽었다면, 이 문고판을 에피타이저로 삼아 읽어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이승환
그래서 저도 요즘 에밀을 읽고 있습니다. 교육학 이수자들은 모두 에밀을 읽는데 왜 한국교육은 이런지 의문이 들 정도로 루소의 사상에 경탄을 금치 못하게 되더군요.  2007/06/30 14:2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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