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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손병목 (2008-06-17 05:40:45, Hit : 46536, Vote : 2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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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bject  
   과학에는 뭔가 특별한 것이 있다
"한국 국민들이 미국산 쇠고기에 대해 과학적 사실을 좀 더 배우길 희망한다."

얼마전 버시바우 주한미국대사의 말입니다. 이 말은 촛불의 갯수를 엄청나게 증폭시켰습니다.
버시바우의 말은 미국 쇠고기를 먹고 광우병에 걸릴 확률이 40억분의 1이니 거의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는 뜻입니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이 곧 광우병 발병이라는 것은 과학적 무지의 소치라는 말입니다.

우리가 정말 과학에 무지한 것일까요? 그렇다면 이미 30개월 이상된 쇠고기를 절대로 수입하지 않고 있는 대부분의 나라들은 또 어떻게 바라봐야 할까요? 한쪽에서는 미국산 쇠고기의 위험성을, 또 한쪽에서는 안전성을 주장하고 있습니다. 그 논란의 중심에는 '과학'이 있습니다. 근거가 과학적이지 못할 때는 한낱 구호나 주장에 불과하니까요.

그런데 '과학'이란 것이 대체 무엇일까요? 과학이 이토록 모든 판단의 최종 권위를 가져도 되는 것일까요? 과학에 무슨 특별한 것이 있길래 과학 없이는 설득이 불가능한 것일까요?


   제   목 : 과학에는 뭔가 특별한 것이 있다. 쿤 & 포퍼 <지식인마을 25>
   지은이 : 장대익
   펴낸곳 : 김영사 / 2008.6.9 초판 발행, 초판 1쇄를 읽음  각권 ₩9,500

지식인마을 시리즈 25권 <과학에는 뭔가 특별한 것이 있다>의 주제가 바로 이것입니다. 과학이란 도대체 무엇인가? 과학이 이토록 권위를 가져도 되는 것인가? 과학과 종교는 양립할 수 없는가? 좀 더 정확하게 말하면, 이 책의 주제는 '과학'이 아니라 '과학철학'입니다.

이야기를 재미있게 이끌기 위해 두 주인공을 내세웠습니다. <과학혁명의 구조>를 쓴 토머스 쿤, <열린 사회와 그 적들>을 쓴 칼 포퍼가 그 주인공입니다. 간단하게 요약하자면 이렇습니다.

과학에는 무언가 특별한 '방법'이 있으며, 과학자들이란 그런 '방법'을 따르는 사람들이라고 믿는 부류가 있습니다. 흔히 3단 논법이라 불리는 귀납주의를 주장한 베이컨, 반면 과학에는 귀납 추론이 필요 없다고 주장한 '반증주의'의 칼 포퍼 등입니다. 귀납주의와 반증주의의 논쟁, 혹은 귀납주의의 극복 방법 등이 과학의 주제였을 때, '다 거짓말아야~'라고 외치며 나타난 이가 있으니 그가 바로 토머스 쿤입니다.

토머스 쿤은 <과학혁명의 구조>에서 실제 과학은 절대로 포퍼의 순진한 생각처럼 진행되지 않았다고 말합니다. 과학혁명은 논리적인 절차가 아니라 과학자들의 심리 상태에 더 크게 의존했다고 말합니다. 더구나 그 혁명이 꼭 진보적인 변화라고 볼 수도 없다고 말합니다. 지금까지 논의된 모든 것들을 완전히 부정합니다. 그리고는 이렇게 말합니다. 과학은 '패러다임'에 기반을 둔 활동이다. 지금은 널리 쓰이는 '패러다임'이라는 말은 토머스 쿤의 전매 특허입니다.

이 정도의 표현만으로는 토머스 쿤의 말이 왜 그리 혁명적인지 느끼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쿤의 이 말은 논리적 절차로는 과학과 비과학을 명확하게 구분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말이기도 합니다. 과학자의 관찰이 그리 객관적이지 않다는 말입니다. 과학의 역사는 도그마(독단,독선)의 역사였다고 말합니다. 그 도그마에 빠져있는 기간을 '정상(normal) 과학'이라고 말합니다. 그 도그마가 깨질 때 '과학 혁명'이 일어납니다. 도그마에 빠져있는 기간을 '정상'이라고 부르는 이 용기!

하나의 패러다임이 지배할 때는 어지간한 변칙 사례들에 대해서는 꿈쩍도 안 합니다. 이 시기의 과학자들은 <수학의 정석>의 예제와 유제, 연습문제만 열심히 푸는 시기입니다. 그러다가 변칙 사례가 많아져 '심리적' 위기가 오고, 대안이 등장하면 패러다임이 교체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러나 아직은 아닙니다. 타이타닉이 가라앉더라도 마지막까지 남는 선장이 있듯이, 패러다임은 이런 고집스런 사람이 실제로 죽어나갈 때라야 교체된다고 말합니다.

이 외에도 책에는 포퍼와 쿤 사이에서 줄타기를 한 사람(라카토시), 포퍼와 쿤에게 모두 반기를 들고 모든 과학에 통용될 수 있는 방법이 없으니 '네 맘대로 하세요'라고 주장하는 사람(파이어아벤트), 과학도 결국은 협상이라는 사회구성주의자들도 소개되어 있습니다.

다시 처음으로 돌아와서, 그렇다면 과연 과학이란 무엇일까요? 과학이 과연 '과학적'인 걸까요? 과학에는 과연 특별한 그 무엇이 있을까요?

책을 다 읽고 영화 <콘택트>를 보았습니다. 책 말미에 영화 <콘택트>의 대사가 짧게 수록되어 있는데, 과학이란 무엇인지 깊게 생각하게 만드는 말인 것 같아서였습니다. 영화 <콘택트>를 보고, 칼 세이건의 <코스모스>를 주문했습니다. 너무 두툼해서 감히 끝까지 읽어볼 수 없을 것 같은 이 책은, 영화 <콘택트>를 너무 감명 깊게 봤기 때문입니다. <콘택트>는 칼 세이건의 동명 소설을 영화한 것입니다.

<과학에는 뭔가 특별한 것이 있다>, 읽는 내내 참 많은 생각을 했습니다.

유무지무지
몇년전에 봤던 콘택트 영화가 다시 생각나는데요.  2008/06/17 09:35:25   

Mr.JJ
감사합니다. 이책을 보고 포퍼에대해선 대략 이해를 했는데
쿤은 쪼~금 난해해 했었는데.
이 글 보고 많이 배우고 갑니다 감사합니다.
 2010/08/22 22:1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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